‘사상 처음’ 중국 대외 거래서 위안화가 미국 달러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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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중국 대외 거래서 위안화가 미국 달러 이겼다
  • 박명훈 자주시보 기자
  • 승인 2023.04.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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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시보=박명훈 기자] 지난달 무역, 증권을 포함한 중국의 모든 대외 거래 비율에서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를 사상 처음으로 제쳤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통계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중국의 대외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율은 48%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결제 비율은 47%로 근소하게 위안화에 밀렸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위안화 결제 비율은 지난 2010년 사실상 0%였고 같은 기간 달러 비중은 83%로 위안화를 압도했다”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10여 년 만에 위안화와 달러의 처지가 극적으로 역전된 것이다.

이렇게 된 건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대러 봉쇄망에 가담하지 않는 나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러시아, 중동 각국, 브라질 등에서는 그동안 대외 거래에서 써오던 달러 대신 위안화로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이나 물품을 거래중이거나 거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요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크리스 렁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다른 나라들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달러를 대체할 결제 통화를 찾고 있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신뢰도가 예전만큼 높지 않아 위안화 국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짚었다.

지난 25일 중국 국무원은 ‘대외무역 규모 안정화와 구조 개선 추진에 관한 의견’을 내고 대외 거래에서 위안화 비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외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달러는 비율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의 위상이 추락하는 흐름은 이익에 민감한 투기·금융계의 움직임에서도 드러난다.

26일 미국 월가에서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스탤리 드러켄밀러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주최한 행사에서 “45년 투자 경력 사상 지금처럼 세계 경제 전망과 시장에 불확실성만 가득한 시기는 처음”이라면서 “달러화 가치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처럼 불안한 환경에서 미국 당국의 정책마저 흐리멍덩하다는 점은 달러화의 추가 하락세를 야기한다”라고 미국의 실상을 꼬집었다.

영국 경제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금은 달러화에 반란하는 수단’이라는 기고에서 “지난달 금융위기 공포 속에 금값은 계속 상승했지만, 달러화는 오히려 하락했다”라며 “달러와 금을 모두 안전자산으로 여기던 과거 인식이 확연히 달라졌다”라고 짚었다.

한편 중국·러시아·인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금을 쌓아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은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의 발표를 인용해 올해 3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이 2,068톤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세계금협회의 최신 보고서를 통해 “중국 외에도 대부분의 글로벌 중앙은행이 적극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라면서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높은 물가 상승 때문”이라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금 수요는 지난해와 비교해 18% 증가한 4,741톤이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한 해 동안 연간 금 수요의 24% 수준인 1,136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 보유를 늘리는 세계 각국과 달리 한국 중앙은행(한국은행)의 금 보유량(104.45톤)으로 중국의 2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10년째 늘지 않아 제자리걸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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