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논평] 미 중앙정보국(CIA)의 한국정부 감청, 묵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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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논평] 미 중앙정보국(CIA)의 한국정부 감청, 묵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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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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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지 4월 9일자 보도에서 미국 CIA가 어느 정도로 깊게 정보활동을 했는지 드러났다면서,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한 정보수집만이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가들에 대한 비밀 정보활동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공급과 관련해 한국과 같은 동맹국도 감청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외교관계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관련 보도는 이런 정탐활동 자체의 문제점이 아니라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관리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 CIA의 이런 비밀활동 정보 문건이 어디에서 유출되었는지 아직 알려진 바 없으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의회도 회기가 시작되는 즉시 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의회의 정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인 마이크 갤러거는 이번 사건이 ‘대적(對敵) 첩보활동(counterintelligence)’ 차원의 사안이라면서 정보관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IA가 ‘비밀활동(clandestine activities)’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에서 유출문제를 중심으로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보이지만,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미국 CIA의 활동에 대한 의회의 감시체제가 강화된 상태에서 어떤 논의들이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자신들의 전쟁정책에 따라 한국정부를 감청까지 했다는 점에 대해 명백한 해명을 요구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받아내야 합니다. 미 CIA의 이러한 활동은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되었던 것인데 이번에는 미 국방부가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혹의 차원은 이미 넘었습니다. 더군다나 자기들이 벌인 전쟁에 우리를 엮기 위해 자행한 일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큽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한-미-일 동맹체제 공식화의 수순을 밟으면서 일본의 재무장 확대를 지원하고 우리를 동아시아 전쟁동맹체제에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의 우려가 현실임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에 대한 미국의 정보활동은 일상적이라고 봐야 하며, 한국정치 내부상황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도 기정사실로 볼 필요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제 추론 정도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 CIA의 비밀활동 내용이 우리의 국가적 운명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습니다. 정부차원에서는 마땅히 그래야 하며, 의회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미국 문제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면 일단 뒤로 빠져 숨는 버릇은 이제 국민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의 적대국도 아닌 월남에 용병으로 파병된 이래 우리는 중동전에도 휘말려 들어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포탄 제공 방식을 아무리 바꾼다 해도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어떤 대응조처를 취할지는 뻔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고 도리어 국가주권을 더욱 심각하게 헌납하고 돌아올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실로 외세의 내정 개입에 대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명과 평화, 그리고 주권의 문제입니다. 이번 전국 집중촛불대행진에서 우리는 자주독립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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