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사에서 계백장군과 오천 결사대의 충절을 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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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사에서 계백장군과 오천 결사대의 충절을 기려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3.03.0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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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백장군 제례 봉행, 축제성공ㆍ지역발전 함께 기원

백제를 지키기 위해 황산벌에서 신라의 김유신 대군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계백장군과 오천결사대의 충절을 기리고 넋을 위로한 후 논산딸기축제의 성공을 위해 ‘2023년 계백장군 제향’을 오전 10시 30분 계백장군유적지(충청남도 기념물 제74호)에서 엄숙하게 봉행했다.

이날 제례는 유림과 다수의 시민들이 동참한 가운데 초헌관은 백성현 시장, 아헌관은 권선옥 논산문화원장, 종헌관은 양철야 논산시유림협의회장이 맡았다. 

계백장군(?~660)의 벼슬은 달솔(정2품)으로 충성스런 죽음을 본 백제 유민들이 장군의  시신이 거둔후 인근마을 중심으로 묘제를 지내오던 관행이 이어져 1680년(숙종 6)에 장군의 위패를 주향으로 모신 충곡서원을 건립하고 향사를 지내왔다. 

초헌관 (백성현 시장)

제향을 주관한 유림의 관계자는 “계백장군은 충절의 사표(師表)이며, 충절의 고장임을 자부하는 논산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며 “제례 봉행을 통해 시민들이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기고 오늘부터 시작된 딸기축제의 성공과 논산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제례는 계룡스피치연구원 나영숙 대표의 해설이 더해져 참관한 시민들이 제례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었다. 

음복례

계백의 달 (시인 윤순정)

 

백중보름이라 했다.

그런 날이면  어쩌다 붉은 달을 볼 수 있다 했다

나는 그 달을 가슴에 품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한 남자를 만나 품었던 뜨거운 가슴으로

충장사

달이 울고 있었다

붉게 멍든 가슴으로 울음 삼키고 있었다

아련한 등잔불 밑으로

다소곳이 아미 숙여 오는 밤이면

하, 조신하여 하얀 보름달 같았을 백제의 여인

 

깊고 아늑한 눈빛으로 나신(裸身) 슬어 내리며

굵고 단단한 두 팔로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안을 때마다

이 뜨거움은 무엇이란 말이냐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곰삭이며

젊은 계백은 되뇌었을 것이다.

칼을 받아라

나의 마지막 사랑이니라

여인은 울지 않았다,  허리를 곧게 펴고

계백의 깊은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 큰 사랑이 황홀하여 목을 길게 늘였다

 

늙으신 어머니와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백사장에서 평화롭게 모시조개를 건져 올리던 아이들

백강 위로 짙은 안개 서서히 풀리며 햇살 드러나고 있었다

 

계백은 울지 않았다

백제불멸의 제단에 바쳐질 운명

운명에 앞서 이미 스스로 내일을 정각했던 게백

그는 아들을 베인 칼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았다

 

투구를 들어 올린 소년은 입술이 붉었다

끝내 되돌아온 화랑의 용(勇)과 기(氣)를 죽일 수는 없었다

아비의 가슴으로 관창의 머리를 돌려보냈다

죽이지 않는 것이 지극하지 않는 것임을 계백은 익히 알고 있었다

황산벌 불멸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계백장군 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세상의 그 어느 사랑이

목숨을 접수함으로 사랑을 완성한 계백의 사랑보다 더 고귀한 사랑 있으랴

하늘까지 뻗친 장도의 날 끝에서 영원히 빛부실 휴머니즘이여

 

21세기의 청명한 동편의 밤하늘에

피를 삼킨 붉은 달이 울고 있었다

계백의 달이었다

[행사 이모 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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