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피해자가 애걸복걸하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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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피해자가 애걸복걸하는 이상한 나라!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3.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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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은 다시 한일전이다.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윤석열의 3.1절 망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역사학계는 물론이고 보수층에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윤석열의 역사관이 그릇된 것은 전에 했던 발언으로 이미 드러났지만 이번엔 해도 너무 했다는 평가다.

한편 연설기획관이 써온 3.1절 기념사를 윤석열이 대부분 수정했는데, 특히 제국주의를 군국주의로 바꾼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는 분명 그 의미가 다른데 왜 바꾸었을까? 이참에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정확한 개념을 알고 윤석열이 말을 바꾼 의도를 분석해 보자.

 

제국주의(帝國主義)

제국주의란 ‘우월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대국가를 건설하려는 침략주의적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일제’라고 할 때는 ‘일본 제국주의’를 말한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는 일본 제국주의가 무력으로 조선을 침략해 통치한 기간‘을 말한다. 1910년부터 1945년이 그 기간인데 실제로는 36년이 아니라, 35년이다.

제국주의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기까지 무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한 나라를 말한다. 거기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이 있다. 제국주의는 힘이 약한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원료를 강탈해 가거나 싼값에 사 본국에서 제품을 만든 후 식민지 국가에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식민지 국가에 있는 금, 석유, 쌀 등을 약탈해가고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전기, 철도, 통신을 놓았지만 사실은 통치와 약탈의 수단이었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더 많이 거느리기 위해 자기들끼리 전쟁을 하기도 하였다. 일제는 조선을 침략해 식민지로 삼아 중국까지 진출하기 위해 만주에 괴뢰국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일제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식량을 공출하고 무기를 만들기 위해 숟가락까지 다 가져갔다. 징병과 징용을 통해 한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나 공장으로 끌고 죽게 하였다.

일제는 미국까지 건드려 태평양전쟁을 일으켰지만 전세가 점점 불리해지자 ‘가미카제’, ‘가이텐’ 등의 자살특공 부대를 만들어 젊은 군인들의 희생을 강요했는데, 거기에는 조선 청년들도 있었다. 일제는 그들에게 “전쟁터에서 죽으면 신이 되어 야스쿠니 신사에 돌아온다.”라고 가르쳤다. 일본 수상이 매년 신사를 참배한 것도 그 때문이다.

 

군국주의(軍國主義)

국국주의란, ‘군사조직의 명령과 복종 원리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호전적인 정책을 수행하는 경향’을 말한다. 칭기즈 칸의 몽골 같은 전쟁제국, 군인황제시대의 로마나 라틴아메리카 등지의 군사독재, 스파르타나 프로이센 같은 위수국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독일과 일본이 대표적인 군국주의 나라인데, 이들은 상무적 기풍이 전통적으로 존재했다. 즉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무조건 나가 싸워야 하는 것이다. 군부의 목표는 오직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제국주의라고 해서 모두 군국주의인 것은 아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은 제국주의에 속했지만 독일, 일본과 달리 호전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정치문화와 통치체제가 군국주의의 탄생을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에는 자본주의의 급격한 발달로 시민계급의 성장이 불완전했다. 또한 정당은 충분한 정치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노동자 계급 또한 통치문제를 책임질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따라서 전쟁을 통해 나라의 위신을 세우려 하였다. 그것이 군국주의의 특징이다.

군국주의는 국제적 위기를 과장하거나 스스로 국제긴장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다. 그결과 광범위한 국민층의 비판의식을 사실상 존재하는 위기에 대하여 무감각하게 만들고 반군국주의자들을 공상적인 평화주의자로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다. 독일과 일본에서 공상적 평화주의가 뿌리깊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이 한때 제국주의에 속했지만 시민계급이 자국의 방위에 스스로 책임을 지어 군국주의가 되지 않은 반면에, 일본과 독일은 국민들이 안전보장에 무관심하고 호전적이어서 군인들이 시민을 지배하는 성형이 강해 군국주의가 된 것이다.

 

윤석열이 제국주의를 군국주의로 고친 이유

윤석열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제국주의라 하지 않고 군국주의로 고쳐 연설한 것은 앞으로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일종의 ‘용비어천가’로 보인다. 즉 일본은 호전적 국가인 것은 맞지만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한 나라는 아니라고 강변하고 싶은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무서운 의미가 숨어 있다. 윤석열의 생각인즉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여 강제로 통치한 것은 일본의 호전적 성격 때문이지 그 자체가 제국주의가 아니란 것이다. 영국, 프랑스, 미국이 제국주의인 것은 맞지만 군군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오늘날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그 그룹에 넣고 싶은 것이다.

 

한 번도 ‘일제’라 말하지 않은 윤석열 G7에 초청받고 싶어

윤석열은 그동안 수많은 연설을 했는데, 한 번도 일본을 일제라 하지 않았다. 일본을 제국주의라 여기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은 3.1절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매국노 이완용이 한 말과 똑같다. 윤석열의 말인즉 우리가 못나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 지배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못나서 당했다는 이러한 인식은 식민지 근대화론자 자들의 전형적인 주장이며 이명박 정부 때 탄생한 ‘뉴라이트’가 그 정신을 잇고 있다. 한 마디로 친일매국의 후예들인 것이다. 그들의 조상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 한 자리씩 했으며, 지금도 후예들은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이 일본에 아첨하는 것은 일본에서 열리는 G7회의에 초청받고 싶은 꼼수가 숨어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G7회의에 두 번이나 초청받아 환영을 받았는데 자신은 초청받지 못하면 망신이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망언이나 하는 사람을 누가 초청하고 싶을까? 국격은 저절로 생긴 게 아니다.

 

한국 최초 일본 유학생인 윤석열 부친

윤석열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하지도 않았고,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라고 말한 이유는 한국 원전 마피아들이 해준 말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일본이 원자력 사고나 내는 나라가 아니라고 강변하고 싶은 것이다.

윤석열이 늘 일본 편을 든 이유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역사관 때문인 것 같다. 윤석열의 부친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는 일본 문부성이 초청한 한국 최초 일본 유학생이었다. 그랬으니 윤석열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은 문명국, 조선은 미개국이라 배웠을 것이다. 그 역사관이 지금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내년 총선 좌우할 것

윤석열이 일본을 제국주의라 하든 군국주의라 하든 중요한 것은 현재 일본의 태도이다. 강제 징용 문제를 한국 기업이 먼저 배상하게 하고 구상권 행사도 못하게 하려는 일본의 꼼수를 윤석열이 받아주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이 시작되는데도 윤석열 정권이 항의 한 마디 못하면 내년 총선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선거가 되고 말 것이다.

어떤 국민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우리의 바다로 들어오길 바라겠는가? 일본과 관계 개선을 바라는 윤석열로선 이 오염수가 딜레마다. 따라서 이 방사능 오염수가 내년 총선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다 용서해도 일본에 저자세를 취하는 정부는 용서하지 않는다. 김대중은 일본에 통렬한 반성을 받아낸 후 문화를 개방했다는 점에서 질이 다르다.

윤석열 정권에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한 게 아니라 경영했다.”라고 말한 박보균이 문체부 장관을 하고 있고, “조선은 일본과 전쟁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 사람이 국힘당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복원하려다 실패한 윤석열 정권, 기시다 일본 총리를 쫓아다니며 제발 한일정상회담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윤석열, 그는 이미 한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내년 총선은 다시 한일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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