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 칼럼] 수주대토(守株待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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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 칼럼] 수주대토(守株待兎)
  • 이정랑의 고전소통
  • 승인 2018.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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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고 낡은 수구반동의 정치는 이 시대의 인심 더 이상 수용 어려워!

송(宋) 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그가 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와 밭 가운데 있던 그루터기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다.

뜻밖에 토끼를 얻은 농부는 기뻐서 밭을 갈 생각은 안 하고 그루터기를 지키며 또 다른 토끼가 나타나서 죽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우연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법. 그는 더 이상 토끼를 얻지 못하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선대의 법과 제도를 지금 사회에 적용시키는 건 농부가 그루터기에 앉아 토끼를 기다리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그루터기에 앉아 토끼를 기다리는 식의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사회는 시시각각 변화하므로 사람들은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런데 선대의 법에만 매달리면 자신의 창조성을 말살하고 행동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물론 선대의 법을 지켜 요행히 성공한 자도 있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은 사회 전체, 백성 전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운 좋게 성공한 사례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변하지 않은 법으로 변하는 사회에 대처한다면 곧 그 사회는 시체처럼 되고 말 것이다.

통치자는 변화하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아야 하고, 변화의 과정에서 나라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변화뿐이다.

선대의 법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공적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선대의 법에만 심취해 있으면 나라와 백성, 그리고 자신을 망치게 된다. 세상이 달라지면 법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개혁이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개혁의 실패가 혼란을 가져온다. 개혁이 실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수구적폐반동세력(守舊積弊反動勢力)의 저항이다.

그들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체제가 흔들리면 존립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통치자가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새로운 법을 만들고 가치(價値)를 만들어 옛것의 가치를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 권력을 잡은 후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통해 권력을 잡았으나 이후에는 오히려 변화를 거부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모든 권력은 안주(安住)하려는 속성이 있다. 이럴 때에는 통치자 스스로 개혁을 주도할 수 없으니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이를 안타깝게 여겨 목숨을 던질 참모가 있다면 작게는 통치자를 구하고 크게는 나라를 구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참다운 개혁을 이루려는 위정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개혁을 부르짖고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지겹도록 이어져 오는 관습과 권력의 거짓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미 낡은 시대의 방식으로는 현실을 다스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혜는 그 추종세력들과 함께 집권 초기부터 민의를 배반한 반민주적(反民主的)인 적폐를 계속해 왔으며, 그도 모자라 수구 퇴행적(守舊退行的)인 통치이념의 울타리를 쳐놓고 변화하는 현실을 무시하고서 시대착오적(時代錯誤的)이요 반역사적(反歷史的)인 행패로 대응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박정희 유신시대의 망상(妄想)에 사로잡혀 동종(同種)의 통치방식으로 백성을 지배하고 억압했다. 무지막지(無知莫知)한 우격다짐이 요동쳤고, 부정과 비리는 전대미문이었다.

민생은 도탄에 빠져 삶을 포기한 자살률은 세계를 압도했다. 역사의 퇴보요 후퇴인 것이다. 그래서 인심이 떠난 텅 빈 자리에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업자득(自業自得)이요 인과응보(因果應報)인 것이다.

지금 우리는 불행 중 다행히도 진취적(進取的)이고 개혁적(改革的)인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의 위급함을 구하는 데 하나가 되어왔다. 그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요 향후 역사발전(歷史發展)의 중대한 요체(要諦)가 될 것이다.

병들고 낡아빠진 수구반동(守舊反動)의 정치 형태로는 이 시대의 인심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 그래서 적폐의 청산은 시대적 요청이 된 것이며, 역사의 부름이 된 것이다. 보라 6. 13 지방선거의 결과를! 이것이 곧 인심이요 천심인 것이다.

백성의 의식은 위정자의 아둔함을 찌를 만큼 날카롭다. 옛것에서 천하를 물려받았으되, 새롭게 바꿔야 하는 것이 개혁(改革)이다. 이것이야말로 통치자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德目)이요 용기(勇氣)요 사명(使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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