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걸핏하면 윤석열 격노, 국민이 화풀이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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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걸핏하면 윤석열 격노, 국민이 화풀이 대상인가?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1.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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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anger)란, ‘위협당하거나 해를 입는 개인의 지각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감정’을 말한다. 부당한 세계에서 나를 지키는 본능적 힘이 바로 분노의 이유다. 사람이 분노하게 되면 초조하게 되어 언어가 거칠어지고 때로는 폭력이 벌어지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분노는 계속 일어날 수도 있고 가끔 일어날 수도 있다. 또 자기 내적일 수도 있고 외적일 수도 있으며 강하거나 약할 수도 있다. 또한 의식적일 수도 무의식적일 수도 있다.

 

분노조절장애

사람은 분노가 일어나더라도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참기도 한다. 그러나 분노가 조절되지 않고 표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흔히 ‘‘분노조절장애’라고 한다. 따라서 이 병에 걸린 사람은 걸핏하면 분노를 표출해 자신을 정당화하려 하고 타인을 눌러 앉히려 한다.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사람은 분노를 과도하게 표출하고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분노의 표출로 인해 잠시 만족감이나 기쁨을 얻게 된다고 한다. 일종의 자기 위로인 셈이다. 하지만 돌아서면 금세 우울감과 공허함을 느낀다고 한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어렸을 때 겪었던 가정폭력이나 학대가 그 원인일 수 있다. 가령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자주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비슷한 행위만 봐도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 표현을 지나치게 제한했을 경우에도 이 현상이 일어난다.

 

분노조절장애 증상

(1) 성격이 급하며 금방 흥분하는 편이다.

(2) 자신이 한 일이 잘한 일이라면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화가 난다.

(3) 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4)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꼭 마찰이 일어난다.

(5)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6)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

(7) 내 잘못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면서 화를 낸다.

 

걸핏하면 등장하는 윤석열의 격노

정부나 상대의 부당한 정책이나 행위에 대해 분노하여 그것을 시정시키고자 하는 분노는 긍정적인 분노이지만, 부당한 권력을 사용해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눌러버리는 것은 부정적 분노다.

더 큰 문제는 잘못은 자신이 해놓고 상대에게 분노하는 것이다. 그 경우를 우리는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에게서 보았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므로 분노를 조절해야 하는데 걸핏하면 ‘격노’ 운운하는 말이 언론에 나온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윤석열은 그렇게 격노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격노는 정당한 것일까?

 

(1) 이준석 대한 격노

대선 때 이준석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윤석열과 거리를 두었으나 사세연이 제기한 ‘이준석 엑스파일’ 후 윤석열과 화해하여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대선 때 당한 앙갚음을 하려 했는지 윤석열은 ‘내부총질’ 운운하며 이준석을 당에서 축출했다.

선거 때는 이용하고 선거가 끝나자 격노하며 이준석을 토사구팽시킨 윤석열의 태도는 의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뒤끝작렬이란 말까지 나오게 했다. 격노할 사람은 이준석과 이준석을 지지한 2030 청년들이 아닐까.

 

(2) MBC에 대한 격노

윤석열은 MBC가 자막을 왜곡해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조작했다며 격노했으나, 148개 언론사가 같은 자막으로 보도를 했으므로 공감을 얻지 못했다. 윤석열은 그 보복으로 MBC를 세무조사해 수백억을 부과했다. 그것도 모자라 전용기에 MBC 기자를 탑승하지 못하게 했으며, 권선동은 MBC 민영화 카드까지 꺼내 압박했다.

그러나 그후 MBC의 시청률은 오히려 높아졌고 지난 월드컵도 사람들은 대부분 MBC를 통해 시청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윤석열로선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격’인 셈이다. 그것도 모자라 윤석열은 YTN이 국정과제 연습 보도를 하자 YTN을 재벌 기업 언론에 매각하였다.

부수 조작으로 정부 지원금을 타낸 조선일보는 압수수색을 당한 후 친윤으로 변해 날마다 윤석열 정권 비호하기에 바쁘다. 이맛에 길들여진 수구들이 언론마저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판단한지 모르지만 역대 정권 중 언론을 건드리고 무사한 정권은 없었다.

 

(3) 청담동 보도 격노

윤석열 정권은 ‘더 탐사’가 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함께 청담동 술집 사건을 보도하자 더 탐사를 14차례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기소하였다. 김의겸 의원은 한동훈으로부터 10억 손배소를 당했다.

여기에도 윤석열의 ‘격노’가 작용했는데, 역사상 지상파도 아닌 유튜브 방송을 압수수색하고 이토록 가혹하게 탄압한 경우는 없었다. 청담동 술집에 안 갔으면 그날 동선을 밝히면 되는데, 그런 것은 밝히지 않고 언론사와 의원만 압박하는 게 공정과 상식인지 묻고 싶다.

 

(4)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격노

윤석열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자 경찰 및 소방 간부들에게 “그동안 뭘 했느냐?”고 격노했다고 한다. 모든 책임을 경찰과 소방 하부 조직에 돌려 사실상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호한 것이다. 그러자 15만 경찰과 5만 소방 조직이 격노하고 있으니, 이 역시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격’이다.

 

(5) 무인기 소동 격노

윤석열은 북한 무인가 5대가 6시간 동안 수도권 상공을 누비고 다녔지만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한 것에 격노하면서 그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들려 보수층으로부터도 조롱을 당했다.

국민들이 더 격노한 것은 국방부와 합참의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자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은 그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4성장군 출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북한과 내통했다고 사실상 ‘빨갱이’로 매도했다.

 

(6) 나경원 정책 격노

최근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나갈 조짐이 보이고, 정부와 조율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하자 윤석역이 또 격노했다고 한다. 그러자 나경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윤심 눈치만 보고 있다.

 

명분 없는 격노는 자기변명에 불과

이처럼 윤석열은 걸핏하면 격노를 했는데, 그게 알고 보면 유체이탈화법이다. 경찰도, 소방도, 검찰도, 국군도 모두 윤석열 정권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야당과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치려하기는커녕 격노만 하니 국민들이 무슨 화풀이 대상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격노할 사람은 국민들이다.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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