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칼럼] 대만의 친미정권 총선 패배..미의 대중강경책 누그러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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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대만의 친미정권 총선 패배..미의 대중강경책 누그러트려
  • 이흥노 재미동포
  • 승인 2022.12.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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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이흥노 재미동포

냉전 시기 미국은 중국을 소련으로부터 떼 내 자기 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특히 경제 분야에서 상부상조하며 양국(미중)은 큰 혜택을 누렸다. 그런데 중국이 90년대부터 G2에 진입하고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이 커지자 미국이 위기를 느꼈다. 미국은 더 중국을 동반자가 아니라 도전자로 여기며 경계했다. 2009년 오바마가 집권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 중시정책’ (Pivot to Asia)을 펴기 시작했다. 2017년 집권한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중국을 악마화하고 적대시하면서 특히 경제적 압박에 역점을 뒀다.

아베의 구역질 나는 아첨에 취해 트럼프는 일본의 재무장 기초 공사 구축에 협력하는 우를 범했다. 이것이 끝내 일본의 재무장을 촉진하게 된 것이다. 한국을 호구로 취급하는 트럼프는 주한미군 카드를 쥐고 온갖 재주를 다 피웠다. 이뿐만 아니라 2018년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으로 한반도에 비핵, 평화라는 환상을 심어놓고 우리를 속이고, 우리 민족에게 사기 치고, 전 세계를 우롱했다. 트럼프는 전대미문, 희대의 사기꾼이다.

비틀거리던 미국식 민주주의가 트럼프의 의회 쿠데타로 완전히 거덜 났다. 그를 뒤이은 바이든은 개판이 된 산적한 국내문제를 팽개치고 반중러 대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상머저리라 불리는 젤렌스키에게 미러 대리전을 치르게 하고 있다. 다음이 한반도에서 미중 대리전을 벌이는 계획을 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젤렌스키’라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바이든은 가장 먼저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 구축을 위해 한일을 방문했다. 여기서 윤석열 정권이 특공대로 뛰겠다고 것을 확인했다. 이후 ‘칩4’, 경제동맹’(IPEF)을 비롯해 수많은 반중 기구에 한국은 기를 쓰고 끼어들었다. 

윤석열 정권은 굳이 독도 인근에서 한·미·일 연합훈련까지 벌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완강하게 거부해왔던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사실상 구축된 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안보 문서 개정 선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는 민족의 얼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겨레 전체에 대한 배신행위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편 미국은 북중 위협에 대응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한 것은 ‘역사적 조치’라며 환영했다. 

한미의 이익이 같을 수 없다는 건 상식이다. 미국을 위해 우리 이익을 기꺼이 희생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윤석열 정권은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일본이 재무장의 길을 트는 데에 윤석열 정권이 결정적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한국에 통보하지 않고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돌아가는 최근 상황은 마치 1905년 미일이 비밀협약(가쓰라 태프트협약)을 맺고, 일본이 조선에 ‘을사늑약’으로 국권을 찬탈했던 당시와 흡사하다.

북한은 일본의 선제타격 조치인 ‘방격 능력’ 선언에 대해 맹렬히 규탄했다. 지난 20일 북한 외무성은 “일본은 미구에 느끼게 될 몸서리치는 전율을 통하여 분명 잘못되고 너무도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또한 중국은 “인접국 안보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중국의 위협을 과장한 군비 확장을 “결연히 반대한다”라고 성토했다. 일본이 반격 능력을 선언한 날, 중국 해군은 항공모함을 앞세우고 오키나와 해협을 건너 서태평양에서 해상훈련을 했다.

지난 8월 3일 중국의 결사 저지에도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국과 중국 관계 악화의 정점을 이뤘다. 그의 대만행은 총선에서 차이잉원 민진당의 승리와 대만 독립운동에 힘을 실어주려는 게 큰 이유로 보였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양안 관계에 불을 질러 불똥이 크게 튀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당시에 펠로시가 천안문 사태에 가담했던 중국 반체제인사까지 만난 건 중국을 극도로 자극해 중국의 무력 도발을 유도하자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그런데 유럽 전선에서 승리하면 그 여세를 몰아 아시아로 전선을 이동, 한반도에서 미중 대리전을 개시한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예상이 빗나가 미국이 그만 우크라이나에 발목이 잡혔다. 양안 간 분쟁 시 미국의 돌격대인 한일은 이미 전쟁에 자동으로 뛰어들게 돼 있다. 에스퍼 전 미 국방부 장관은 “중국-대만 간 분쟁이 벌어지면 한국은 무력으로 자동 개입하게 돼 있다”라고 한 발언이 이를 뒷받침 한다. 

하지만 지난 11월 26일 대만 총선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이 크게 패배했다. 심지어는 대만 정치 1번지인 타이베이 시장까지 잃었다. 미국을 등에 업고 대만독립을 줄곧 주장하던 차이잉원 총통은 민진당 당수직을 내려놨다. 차기 대선에서도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도무지 바이든의 대외정책은 뭐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지난 11월 14일 발리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인권, 민주, 자유를 외치질 않았고 적개심에 불타는 모습도 보이질 않았다. 양국이 호혜적 협력, 관계 발전을 하자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물론 미국의 본질적 근성의 변화는 아니다. 당분간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무력보다 외교 안보 경제적 수단에 의한 대중 압박 고립 봉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강조하고픈 것은 윤석열 정권이 존재하는 기간 내내 한반도에서 미중 대리전을 치르려는 미국의 계획은 변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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