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칼럼] 북측이 하면 ‘도발’, 남측이 하면 ‘정의’? 해괴한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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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북측이 하면 ‘도발’, 남측이 하면 ‘정의’? 해괴한 ‘내로남불’
  • 이흥노 재미동포
  • 승인 2022.12.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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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이흥노 재미동포

세계 곳곳의 우리 동포들은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강행은 ‘선전포고’라며 결사 저지에 나섰다. 윤석열 정권은 이 절박한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끝내 화약고로 뛰어가 불장난을 해대고 있다. 시꺼먼 전쟁의 먹구름이 한반도로 몰아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영락없이 화약 냄새를 풍기는 총탄이 오갈 건 너무도 뻔하다. 윤석열 정권이 북한을 극도로 자극한 사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참수 작전이 포함된 을지 자유의 방패훈련이고 또 다른 하나는 레이건호를 앞세우고 실시한 한·미·일 독도 해상 연합훈련이다.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써가며 대규모의 전쟁 훈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전쟁 훈련은 남북 관계 악화의 결정적 요인일 뿐 아니라 주변국까지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또, 이것은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를 다그치게 한 요인일 수 있고, 북한의 대응 수위를 높인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을지 자유의 방패에 이어 한미 육·해·공 연합훈련과 한·미·일 해상 연합훈련까지 줄기차게 전개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북의 대응도 전혀 뒤지질 않았다. 자칫 작은 실수가 실전으로 번질 수 있어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 솔직히 말해 당면한 한반도 전쟁 위기는 미국의 북·중·러를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 위기를 구실로 미국이 가장 절박하게 노리는 건 한일 관계 정상화와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일 것 같다. 물론 사드 기지 정상 가동에 따라 미국 미사일 방어에 한국의 편입과 첨단무기 배치도 포함될 것이다. 이미 박진 외교부 장관은 베이징까지 가서 ‘문재인 정권의 3불 정책’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지구촌 기아 고통의 불행은 바이든의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낡고 병든 사고방식에 따른 편 가르기식 줄 세우기와 제재와 전쟁이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의 줄 세우기 작전에 가장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뛰쳐나가 맨 앞줄에 섰다. 그리고 미국의 특공대로, 미국을 대신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뛰고 있다. 특히, 지난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작심하고 중러에 사실상 선전포고 수준의 맹공을 퍼부었다. 감히 바이든도 못 하는 것을 했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보는 게 대세다.

이번 윤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미국의 충견이라는 걸 세상에 널리 홍보했을 뿐 아니라 상전에게 최대로 아첨하는 추태를 부렸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하지만 나라와 민족의 자주, 존엄, 긍지를 여지없이 추락시킨 망동으로 우리 겨레의 얼굴에 먹칠했다는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동아시아 정상 외교는 균형 외교를 내던지고, 미국 편에 찰싹 달라붙는 줄서기 외교라고 평가된다. 또 우리 이익을 희생시키며 경제, 외교, 안보 등 총체적인 외교 대참사를 저질렀다는 성토와 비판이 그치질 않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와 윤 대통령이 너무 흡사해서 무슨 불길한 일을 벌일 것만 같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에서 미러 대리전을 치르는 것처럼 윤 대통령도 한반도에서 미중 대리전을 치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대만, 양안 간 분쟁이 생기면 주한미군은 물론이고 한국군이 전쟁에 자동 무력 개입하게 돼 있다. 에스퍼 전 미국 국방부 장관에 이어 전 미군 사령관도 같은 소리를 했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걷어찬 건 트럼프다. 자신의 대선용 홍보물 제작을 위해 멋지게 판을 엎어버리고 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굿판에 남북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악용했다. 남북 겨레에게 수모와 모욕을 안겼다. 이런 악마의 굿판을 벌이고도 트럼프는 대선 고배를 마시고 끝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외 정책에 관한 한 바이든과 트럼프는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판단한 북한은 힘에 의한 정면돌파전으로 대북 적대 정책 폐기를 완수하겠다는 결의가 넘쳐나고 있다. 

북측 발사는 무조건 ‘도발’로 매도되고 남측의 것은 ‘정의’의 발사로 묘사된다. 이거야 진짜 해괴한 ‘내로남불’이 아니고 뭔가. 심지어 개혁진보 진영도 도발 소리를 당연시한다. 이것은 공평하고 공정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볼 수 없다. 북한의 대응 발사를 도발이라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대응과 도발은 별개의 것으로 큰 차이가 있다. 정당한 대응을 도발이라고 하면 이미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 시각에서 문제를 삐딱하게 보려는 자세다. 이런 관점에 서게 되면 쉽게 종북 소동과 안보 타령에 말려들게 마련이다.

북한의 독자적인 자체 훈련을 놓고 시비질하지 않는 것은 상례다. 하지만 외국군을 끌어들인 다국적 군사훈련은 당연히 시빗거리가 된다.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는 여러 번 소집됐다. 매번 중러의 반대로 빈손으로 끝나곤 했다. 지난 12월 21일(미국 현지 시각) 열린 안보리 발언들을 살펴보자. 매우 흥미롭고 또 유익할 것 같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인 그린필드는 “중러의 방해 책동은 동북아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중러를 규탄했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도 북이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이용해 핵개발, 미사일 발사, 핵무력 법제화를 했다면서 중러를 공격했다. 

하지만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대화를 하려면 미국이 군사훈련 중단, 제재 완화, 그리고 신의를 보여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안보리가 항상 규탄 압박만 하지 말고,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북한이 적절한 대응을 했다”라며 “일방적으로 북한을 무장 해제하려는 워싱턴의 욕망이 문제”라고 북한 편에 섰다.

세상이 변해 다극체계로 바뀌면서 북핵에 대한 사고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11월, <뉴욕 타임스>에 루이스 교수의 “북핵을 눈 감아야 한다”라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미주류 언론이 북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대의 요구가 반영된 걸로 풀이된다. 이어 가장 최근 미국 대외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하스 미 외교협회장은 북한과 핵 군축회담을 통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이목을 끌었다. 

세계적인 핵물리학자 해커 박사는 지난 10월, 북핵시험에 대해 “내가 그들(북한)의 입장이면 몇 번 더 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해커 박사는 “북한에 완전한 핵신고를 요구하는 건 항복하라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가 북핵 시설 70~80%가 있는 영변 핵시설 불능화 제안을 거부한 것은 큰 실책이라고 개탄했다. 그의 발언이 이목을 끄는 건 독보적인 과학자이기도 하지만 핵전문가로서 북핵 시설을 시찰한 유일한 외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11월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행성 최강의 ICBM 보유국'이라고 선언했다. 전문가들 분석에 의하면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을 이미 공개한 것은 탁월한 ‘인공지능기술과 휴대용 원자로’를 보유했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어떤 유형 미사일에도 이 둘이 탑재되면 지구를 자기 멋대로 빙빙 돌다가 목표물 타격을 가한다고 한다. 북한이 미국을 굴복시키겠다는 배짱 뒤에는 그 누구도 갖지도 보지도 못한 모종의 경천동지할 고도의 신핵무기를 보유해서라고 봐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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