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왜곡이 ’헌법 가치 수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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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왜곡이 ’헌법 가치 수호’인가?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11.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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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말이 있다. '내 밭으로만 물을 끌어온다’는 뜻으로, ‘자신의 이익과 욕심만 채우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 윤석열대통령의 모습이 그렇다.

윤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광주를 방문해 "광주의 오월 정신으로 회복한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가 바로 헌법정신"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헌법적 가치는 국민통합의 원천이며 헌법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번영과 발전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윤석열대통령은 당선 인사에서 “헌법정신을 잘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지만 그는 규제를 풀고 법치, 공정, 효율, 자유민주주의란 시장논리다. ‘이윤의 극대화가 선’이라는 시장 중심의 경제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은 약자를 짓밟고 강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반헌법적인 폭탄 선언이다. 자기의 아내 김건희씨의 주가 조작이나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장모는 사위가 대통령이 되자 무죄선고하는게 법치요 공정인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헌법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직무를 수행했다면 피의자들은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헌법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이런 가치를 담고 있는 헌법이 법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많은 국민을 뵙고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그 안에 바로 헌법정신이 있다고 하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주장은 아전인수요, 왜곡의 전형이다.

윤석열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공약했지만, 당선되기 바쁘게 ‘집무실 이사’ 선언이 새 정부의 1호 공약처럼 서두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촛불 시민들의 광장과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이 민심을 경청해야 한다’는 주장에 누가 반대할 것인가? 그런데 취임 6개월에 출근길 문답조차 중단하겠다니 헌법이니 법이 운운한 주장은 아전인수 아닌가?

대통령실이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이유를 묻자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문답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서 기자의 질문이 언짢게 들린다는 이유로 중단이라니....

처음에는 약식 회견 장소인 1층 로비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가 돌연 중단으로 방침이 바뀐 모양이다. 옹졸하고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으로 들린다. 여당의원이 ‘차라리 잘됐다. 11일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진짜 이유는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의 충고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지난 6월 말,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 천공이 윤석열에게 도어스테핑 때려치라 호통을 쳤다”며 “천공 말만 잘 듣고 있으면, 누구나 윤석열 부부의 행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사의 기자가 자신의 말을 잘 홍보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언론관도 놀랍지만, 그 정도로 중단이라니... 이러한 일련의 조처들을 보면 출근길 문답 중단은 ’울고 싶은데 사람에게 뺨 때려주는 격‘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천공의 충고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는 변명으로 들릴텐데...

’개발에 주석편자‘라고 했던가? 주석으로 만든 편자란 ’말의 발굽에 보조하여 붙이는 말굽 보호 장비‘다. 개 발에 주석편자란 옷차림이나 지닌 물건 따위가 제격에 맞지 아니하여 어울리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드러내면 진실한 사람으로라도 보일텐데 솔직은커녕 허세를 부리기 일쑤다. 천공인가 건선이라는 무속인이 대통령의 멘토라고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멘토가 무속인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윤석열대통령은 후보 유세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써서 들켰을 때부터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태원 참사에는 합동분향소 설치 이후 전날까지 엿새간 매일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가 국민과의 소통이라면서 기자들 질문에 좀스럽게 중단이라니.... 취임 6개월만에 촛불집회가 벌써 14차례나 열렸다. 집회에서 나온 구호가 "날마다 언론 탄압, 무능, 무속, 무자격 윤석열은 퇴진하라"이다. 뭐라고 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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