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위 정론] 10월 4일 날아간 미사일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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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위 정론] 10월 4일 날아간 미사일의 파장
  • 자주민주평화통일 민족위원회
  • 승인 2022.10.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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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아침 북한이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일본을 넘어 태평양까지 날아갔습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와 각국의 반응을 살피고 그 파장을 짚어보겠습니다.

 

1. 어떤 미사일인가

이 미사일은 고도 970km로 비행하면서 4,500km까지 마하 17의 속도로 날아간 중거리 미사일입니다. 전문가들은 화성포-12형이라고 추정합니다. 지난 1월 30일에 검수 사격했던 것을 실제 발사한 것이라며 이는 괌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라고들 합니다. 괌까지의 거리는 3,400km이니 넉넉하게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한 전문가는 화성포-12형이 아니라 그보다 높은 급의 미사일인데 사거리를 줄여서 시험 발사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결국 북의 발표를 기다려야 확실해지겠습니다만 일본과 괌 정도는 마음껏 때릴 수 있는 미사일이라는 점이 이번 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2. 북한은 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가장 큰 이유는 한미일 군사훈련으로 보입니다.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5년 만에 동해에 들어와서 훈련을 벌였습니다. 이 기간에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 자위대가 독도 근처에 와서 훈련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 훈련을 강력히 규탄해왔습니다. 말로만 규탄한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줬습니다. 훈련을 전후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했습니다.

그러다가 10월 4일.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로널드 레이건호 뒤통수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날렸습니다. 미국은 화가 났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랬는지 로널드 레이건호를 다시 동해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공해에 있을 예정이라는군요. 웬만한 한 나라의 공군력에 맞먹는 항공모함이라던데 어째 좀 싱거운 대응입니다.

 

3. 넘버 3에 질 수 없었던 해리스

이 훈련기간에 해리스 미 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윤석열을 만나서 대충 응대해주고 DMZ로 날아갔습니다. 넘버 3인 펠로시의 대만행에 자극받았는지 호기롭게 쌍안경을 들고 쇼도 하고 북한을 향해 ‘악랄한 정권’이라며 험담했습니다. 그런데 그 험담을 한 연설에서 그만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북한(Republic of North Korea)과 아주 강력한 동맹관계”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후에 백악관에서 발표한 공식 녹취록에선 ‘북한’이 빠졌습니다. 연설하는 도중에 바로잡지 않고 나중에야 삭제한 것을 보면 연설 도중 무심코 ‘북한’이라고 해놓고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랐던 모양입니다. 제법 센 척하면서 DMZ까지 가긴 했지만, 대단히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하긴 그 전날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쏘았으니 해리스로선 ‘북한’이 내내 마음에 걸렸을 것입니다. 한국을 떠나는 해리스의 뒤통수를 향해 북한은 또 미사일을 쐈습니다. 해리스가 다시 DMZ에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4. 붙잡힌 레이건호

북한의 ‘뒤통수 미사일’은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 지난 5월 바이든이 한국을 떠날 때가 첫 번째, 9월 29일 해리스가 한국을 떠날 때가 두 번째, 세 번째는 바로 이번 10월 4일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국을 떠날 때입니다. 레이건호는 한국 국방부 장관이 부탁해서 다시 돌아왔다는데 동해 공해상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북을 위협한다는 느낌보다는 살짝 겁을 먹은 느낌입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이번 미사일은 레이건호의 뒤통수에서 발사되긴 했지만, 앞길에 떨어졌을 것입니다. 진퇴양난인 셈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북한에 붙잡혀있는 것만 같습니다. 빨리 대만이나 우크라이나 쪽으로도 가봐야 할 텐데 미국으로선 안타깝게 됐습니다. 레이건호가 인질이 된 모양새입니다. 이 와중에 6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한 번 더 발사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호가 다시 오는 것을 겨냥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혼미한 정신이 더 혼미해질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번 미사일 발사가 중국이나 러시아로서는 고마울 일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대만전쟁으로 재미를 보고 싶어 하는 미국을 북이 세게 때리면서 이렇게 동해에 붙들어놨으니 중·러는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로서는 넓은 전선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중국으로선 시진핑 연임을 결정해야 하는 당대회를 앞두고 대만전쟁을 신경 써야 하는 부담이 있던 참이었습니다.

 

5. ‘멘붕’ 일본

미국도 미국이지만 일본은 시쳇말로 ‘멘붕’(멘탈 붕괴) 상태입니다. 자신들의 머리 위를 지나 멀찌감치 날아가는 미사일을 쳐다보며 소름이 끼쳤을 것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 대피령까지 내렸습니다.

그런데 대피령이 제멋대로 발령되어 혼란이 더 컸습니다. 한 자민당 정치인은 “좋은 일이 아니다. 늑대소년 같은 얘기로 국민이 반응하지 않게 되는 것은 매우 두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욱일기를 당당히 달고 독도에 나타났던 일본이 북한을 향해서는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켜볼 일입니다.

 

6. 지옥 한국

강릉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현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만 기지 안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불이 솟구쳐 오르고 엄청난 굉음이 강릉을 울렸습니다. 시민들의 신고로 119가 출동했습니다만 군에선 들여보내 주지도 않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전쟁이 난 것은 아닌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 사건은 두 가지를 시사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 군대의 준비 정도가 엉망이라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무 미사일이 엄청난 능력을 보유한 괴물이라며 북에서 겁에 질릴 것이라고 떠들어댔습니다. 그런데 그 미사일이 우리 땅을 폭격했습니다. 우리 국민이 겁에 질렸습니다.

그곳이 군부대 안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강릉 시내 안이었다면 지금 한국은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군 지휘부가 대단히 무책임하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은 오랜 시간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채 국민의 공포를 방기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변명하기 바쁩니다. 전쟁이 터졌을 때도 이런 모습이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야말로 지옥이 아니겠습니까.

서울은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 자기 혼자 도망간 이승만이 떠오릅니다. 심지어 자기는 도망가면서 다리를 끊어 국민의 생명을 내팽개쳤습니다. 군 통수권자인 현 대통령은 또 어떻습니까. 국군의 날에 가장 간단한 명령인 “열중쉬어”, 이 한마디를 못 하고 쩝쩝거렸습니다. 명령도 엉망, 집행도 엉망입니다. 정말 눈앞이 캄캄합니다.

 

7. 전선의 변화

북한은 9월 8일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습니다.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들 긴장된 마음으로 정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대북 전단을 살포한 박상학 무리에게 ‘민감한 시기’에 이런 일을 벌이다니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질책하는 걸 보면 정부도 잔뜩 긴장한 게 틀림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날아간 이번 미사일로 동북아와 세계가 한꺼번에 출렁이는 느낌입니다.

이번 미사일로 가장 큰 변화는 전선의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만과 독도에서 펼쳐질 전선을 최소한 괌과 태평양 저 멀찌감치 그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미국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 북한을 자극한다면 그동안 고각 발사만 하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캘리포니아 앞바다나 미국을 넘겨서 대서양에 떨어트릴지 모릅니다. 그러면 전선은 다시 옮겨져서 미국 앞바다에 그어질 것입니다.

 

8. 10월 4일

10월 4일은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만나 통일의 이정표를 발표한 날입니다. 그 10.4 선언이 그대로 이행됐다면 한반도는 핵도 전쟁도 없는 평화의 땅, 통일·번영의 복 받은 땅이 됐을 것입니다. 그것을 방해하던 미국과 분단 적폐세력이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쩔쩔매는 모양새입니다.

진정한 안보는 통일입니다. 미국과 일본에 추종하는 윤석열 정권을 하루빨리 탄핵열차에 태워 쫓아내고 우리 국민은 통일열차에 올라탑시다. 퇴진이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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