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황폐화시킨 이주호... 교육부장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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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황폐화시킨 이주호... 교육부장관 안 된다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09.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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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풀브라이트 장학금' 논란에 사퇴한 김인철 후보자, '취학연령 하향' 논란 끝에 물러난 박순애 전 장관에 이어 29일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가 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53일 째 공석이던 교육부장관을 경제학자 출신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지명해 시민사회교육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이명박시절 같은 자리에 2년6개월동안 재직했던 인물이다.

이주호 교수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을 설계했던 인물이다. 그는 MB 대선공약이던 ‘사교육비 절반’에 맞춰 ‘학교 다양화’를 추진한다며 도입한 자사고는 선행학습과 사교육만 부추기고 일반고 교실 붕괴를 야기했다. 일제고사 전면 시행은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으로 이어지며 학교 서열화를 부추겼다. 그가 장관으로 재임하던 2011년 교과부는 뉴라이트 성향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발표해 학계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오기도 했다.

윤석열정부가 공석 중인 교육부 장관 후보로 이 교수가 부상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교육개혁 방향과 ‘코드’가 맞고, 교육부 조직 안정의 적임자로 판단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이 교수의 귀환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엠비(MB) 교육의 부활’로 보고 있다.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문제를 야기한 장본인을 다시 교육 수장에 앉히는 것은 대한민국 교육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역사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는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에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관여한 전 이화여대 총장인 이배용을 임명했다. ‘경사노위 위원장’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구속에 반대하는 ‘태극기 부대’와 함께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지명했다,

그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일컬어 “총살감”이라고 말하거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하는 등 ‘극우’ 행보를 해왔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주호 전 장관이 교육부장관이 되면 안되는 이유>

이 후보자가 교육부장관이 되어서 안 되는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는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진보 교육감 집권 기간 사교육 부담이 커지고 교육 격차가 심화됐다면서 자신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4월10일 출사표를 던지며 낸 입장문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끄는 좌파교육 세력이 서울 교육을 10년 가까이 독점하면서 학력은 떨어지고 교육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학부모들은 치솟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고 미래세대는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울산, 전북, 전남 등 9곳에선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집권하고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는 “(이 후보자가) 지난 교육감 선거 때 진보와 보수의 대립구도를 만들어나가거나 기존 교육감의 성과를 비판해왔던 측면들이 존재한다”며 “여기에 자사고나 시장 중심적인 교육 정책을 끌고 나간다면 일부 교육감들과 시민사회와의 충돌은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전교조도 “교육은 사라지고 극단의 점수 경쟁만 남았던 엠비(MB) 시절로 교육을 돌리려는 것이냐”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박래훈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이 교수는 이미 2011년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교육과정 각론을 고시하면서 ‘민주주의’를 일방적으로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역사교육 퇴행을 가져왔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며 “박근혜 정부 ‘친일·독재 미화’ 역사 국정교과서 주역인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이 교수까지 장관에 오른다면 윤석열 정부가 역사 교육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명확히 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깊숙이 관여해 비판을 받아 이배용을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했다. 그는 2012년 12월 박근혜 대선 후보 찬조 연설에서 박 후보를 선덕여왕에... 지난 2005년 발간한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에서 명성황후를 '민비'로 격하하는 표현을 쓰기도 했던 인물이다. 교육수장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대입자율화 등 신자유주의 경쟁체제를 교육현장에 도입한 장본인을 지명했다. 역사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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