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위 정론] 9월 8일을 맞아
상태바
[민족위 정론] 9월 8일을 맞아
  •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 승인 2022.09.10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잘못된 만남

1945년 9월 8일, 인천에 상륙한 미군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일본 경찰의 총격으로 권병권과 이석구 등 2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의 사람이 부상을 입었다. 8월 15일 해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찰의 총격으로 시민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미군이 상륙하기 전까지 일제에게 치안을 유지하고 행정기구를 존속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유가족들의 고소로 진행된 재판에서 미군정은 총격이 정당하다며 일본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미군의 상륙과 함께 벌어진 이 사건은 우리 민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

인천 상륙을 하루 앞둔 9월 7일 미 사령관 맥아더가 발표한 포고문 제1호 ‘조선 인민에게 고함’은 미군이 점령군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 본인이 지휘하는 승전군은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 … 본관은 태평양 방면 미 육군 총사령관으로서 본관에게 부여된 권한으로써 이에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및 조선 인민에 대한 군정을 펴면서 다음과 같은 점령에 관한 조건을 포고한다.”

“제3조 모든 주민은 본관 및 본관의 권한 하에서 발표한 일체의 명령에 즉각 복종하여야 한다. 점령군에 대한 반항 행위 또는 공공의 안녕을 교란하는 행위를 감행하는 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엄벌에 처할 것이다.”

포고문에서 밝힌 것처럼 미군은 자신을 점령군으로 규정하고 미군정을 실시하였다. 이미 여운형 선생이 조선의 해방과 동시에 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해 조선총독부로부터 행정권을 이양받아 9월 6일 ‘조선인민공화국’창건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미군정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강제 해산시켰다.

그리고는 일제 식민 통치기구를 유지시키고 일본인과 친일파, 민족 반역자들의 지위와 재산을 보호, 유지해주었고 법률도 존속시켰다. 가장 편리하고 유리한 통치방식으로 일제 식민 통치체제와 자원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식민 통치의 당사자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 본질은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3. 해방군이 아닌 훼방군

미군의 주둔은 한국 사회의 발전 전반에 막대한 해악을 끼쳤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평화, 통일을 방해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 압박하려는 미국에 한반도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다. 당연하게도 미국에는 동북아 패권 장악과 대륙 진출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자신에게 맞서고 있는 북한이 눈엣가시와도 같은 존재다.

이러한 북한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은 우리를 동족 대결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 해마다 북한을 적으로 하는 크고 작은 군사훈련을 쉴 새 없이 벌여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민족은 70년이 넘도록 분단과 동족 대결의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국민주권의 성장과 민주 발전을 방해했다. 미군은 해방을 맞아 분출하는 민중들의 자주독립국가 건설의 의지와 노력을 총칼로 무참히 짓밟았으며 군사독재정권의 출범을 묵인, 방조하고 심지어 이를 비호하였다.

군 작전통제권이 미군에게 있는 조건에서 5.16 군사쿠데타는 미군의 직, 간접적인 개입과 승인 없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80년 5월 광주 민중들에 대한 공수부대의 잔혹한 학살 만행 역시 미군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4. 몰락하는 미국의 패권

세계 최강대국으로 위용을 자랑하던 미국의 아성에 빠른 속도로 금이 가고 있다. 소총에 슬리퍼를 신은 반군에 쫓겨 20여 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야반도주하듯 철수한 미군의 모습은 미국 몰락의 상징과도 같다. 수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대러 제재 동참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전통적인 친미 국가로 공인되는 이스라엘조차 제재 참여를 거부했다.

유가 안정을 위해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원유증산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사우디 방문으로 미 바이든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굴욕과 여론의 질타였다. 일련의 사건들에서 보이듯 미국의 입김은 동맹국들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름이 잦으면 비가 오기 마련이다. 미국의 패권이 몰락하는 것은 피할 수가 없어 보인다. 

 

5. 만만한 호구

여기저기서 위신이 떨어지고 굴욕을 당하는 미국이 유독 어깨를 당당히 펴고 기세등등한 곳, 바로 한반도다. 무상으로 부지를 사용하면서도 자신들이 저지른 온갖 환경오염에는 정화책임을 지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주한미군이다. 남는 돈으로 이자 놀이까지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018년에는 방위비 분담금 명목으로 뜯어가는 주한미군 지원금을 5배나 올려달라고 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대중국 압박, 포위 전략에 한국을 돌격대로 세웠다. 그리고는 삼성, 현대로부터 2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유치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미국 경제의 회생을 꾀했다. 필요한 것은 다 빼먹으면서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한국산 전기차를 제외한 것은 미국이 얼마나 우리를 호구처럼 대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6. 진정한 자주독립국가로 가는 길

이런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역사가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우리가 주권을 튼튼히 쥐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권은 군사로 담보된다. 자국의 국방, 안보를 다른 나라 군대가 책임지고 있는 나라가 어찌 정치와 외교, 경제에서 주권을 당당히 행사할 수 있겠나. 군사력이 세계 6위라 자랑하면서도 작전통제권이 외국군대에 있는 처참한 현실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언제가 되어도 민족적 설움을 끝낼 수 없고, 정치적으로 약소국일 수밖에 없다.

친미·친일 사대 매국 윤석열 정부는 주권 확립에 대한 초보적인 고민과 노력조차 없다. 결국 국민이 나서 사대 매국 세력을 몰아내고 정치, 외교, 군사,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주권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미국과 사대 매국 세력의 몰락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국민주권 확립을 위해 촛불을 들고 더욱 힘있게 나서자!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