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서 평등한 사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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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평등한 사회 가능할까?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08.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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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11조는 대한민국은 법앞에 평등한 사회라고 했지만 우리가 사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계급사회다.

돈이 없으면 인권조차 무시당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회를 평등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 : '생활경제와 부동산' 카페에서

’수저계급론‘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 나라의 개인이 부모의 자산과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른 사회경제 계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말하며, 그 결과 한 개인의 인생에서 성공은 전적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것에 달려 있음을 의미한다.’ 수저계급론의 금수저는 상위 1%인 부모의 자산 20억 원 이상, 은수저는 상위 3%로 자산 10억 원 이상인 경우, 그리고 그보다 못한 동수저는 자산 5억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그 외의 사람들은 흙수저라고 한다.

‘88만 원 세대' '3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삶은 비참하다.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5.1명으로 전년보다 0.2명이 감소했다. 오죽하면 나와 같은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출산을 포기하겠는가? 지자체에 따라 자녀를 낳으면 지원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어떤 기업채에는 자워을 신규채용할 때 자녀를 낳겠다는 서약서를 쓴 응시자를 우선 채용하는 회사까지 낱나기 시작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보면 489,370명으로, 재학생은 397,119명이고 졸업생 등 수험생은 92,251명이다. 비행기 이착륙시간까지 조정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사람의 운명까지 바꿔놓는 수학능력고사.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평등을 실현해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게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다. 우리는 지금 그런 길을 가고 있는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든 대통령은 퇴임 후 지금 월 1천 391만의 연금을 받으며 금수저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불평등 어느정도인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공식적으로 2000조원이다. 우리나라 유리천장지수가 100점 만점에 24.8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4점인 1위인 스웨덴과 무려 3배 이상 차이 나고, OECD 국가 평균 59.6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10년째 연속 꼴찌다. 100점 만점에 종합 20점대를 받으며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29위를 차지했다.

성별 임금 격차 29위(최악), 관리직 여성 비율 29위,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29위, 여성 노동 참여율 28위, 남녀 고등교육 격차 28위, 의회 여성 의석 비율 27위 등 대다수 부문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이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사회적 권한이 작고 노동시장에서 소외되는 수준이 높으며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상위 10%가 부동산의 97.8%를 차지>

나만 열심히 일하면 흙수저가 은수저 금수저로 바뀔 수 있을까? 정답은 ’NO’다.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 개편에 담긴 전례없는 세금 특혜 중 대표적인 것이 부모가 10년 이상 경영한 회사 지분을 자녀에게 물려줄 때 상속세와 증여세를 대폭 감면해주는 특례 제도(가업 상속·증여 공제)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은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 지원’이었으나 수혜 대상을 연 매출 1조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한 요건만 충족하면 사실상 회사 지분 승계로 발생하는 상속세를 대대손손 면제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5세 금수저 손자가 14억 아파트 소유>

조부모에게 5억 원을 물려받은 5세 '금수저' 손주가 부산 지역 14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들였다. 17세 청소년은 부모 재산 14억 원을 받아 서울의 57억 원 아파트 주인이 됐다. 이들의 매수 방식은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였다. 30대 A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를 77억5,000만 원에 매수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엔 13억5,000만 원에 대한 출처만 소명했다.

이런 현실을 ‘우리 사회는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거나 ‘성공을 위한 기회가 공평하게 보장되어 있다’는 말을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결국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계층이동은 현재의 사회적 조건이나 기회불평등을 반영하는 ‘계층 재생산’의 성격을 보였다. 희망마저 마음껏 가질 수 없는 계층의 대물림인 셈이다.

 

<“흙수저·금수저 대물림 끊겠다”는 공약 유효한가>

불평등이 고착화되는 한국사회에서 빈곤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을 통한 사회적 성취다. 저소득층 학생이나 낙후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혁신적 교육·복지정책을 확대해 빈곤에서 탈퇴해야겠지만 윤석열 정부는 규제를 풀고 법인세를 깎아 젊은이들에게 희망마저 앗아 갔다.

대한민국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사회로 가고 있는가? 3일 전, 이재명 의원이 77.77% 득표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확정됐다. 이 대표는 1월 10일 ‘미래를 여는 상생 교육, 공정한 교육 기회 보장’이라는 주제의 8대 공약에서 “흙수저·금수저 대물림 끊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후보는 20대 대선에서 낙선했지만, 거대 야당 대표로서 지난 공약을 실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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