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왜 계급정당이 없는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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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왜 계급정당이 없는가(하)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08.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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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존재하는 이유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우리나라에는 5개의 원내정당(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과 40개의 원외 정당이 등록되어 있다. 3개의 법외 정당까지 합하면 우리나라 전체 정당은 50개에 가깝다.

사람들은 정당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보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진보라고 분류한다. 이념이 사라진지 언젠데 정당을 왜 진보와 보수로 분류할까?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에는 보수정당은 있어도 진보정당은 없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는 개인이나 단체의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잣대로 통용된다. 그러나 이 개념들은 어느 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경계와 범위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해 다분히 주관적이고 가변적이다. 가령 극우세력이 보기에는 민주당도 진보정당이지만, 그 반대편에서 보면 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스스로는 ‘중도정당’을 표방하기도 한다. 꼭 진보와 보수로 나눈다면 국민의힘이 조금 더 오른쪽,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상대적으로 왼쪽일 뿐 진보는 아니다.

우리나라 정당의 정체성을 보면 현 국민의힘은 재벌 등 대자본가와 수구보수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데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수구세력에 의해 빨강 색칠을 당하고 있는 정의당은 진보정당인가? 정의당은 노동자와 농민 등 기층민중의 처지를 대변하는 정당인 계급적인 정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회주의자’의 김남일씨는 ‘정의당이 스스로를 진보정당이라 말하거나, 정의당을 진보정당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대중에 대한 기만이며, 진보정치 전반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평등에 맞서지 못한 정의당은 흔한 기회주의 정당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당이란 무엇인가>

정당이란 “공공 이익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집단”을 일컫는다. 정당법 제 1조는 “이 법은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확보하고 정당의 민주적인 조직과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정당들을 정당법의 목적에 걸맞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정당법에 비추어 우리나라 집권 여당은 정당인지 이익단체인지 구별하기조차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인 동물‘이라고 했다. 정치를 떠나서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갖고 싶어하고 욕심내는 것들은 서로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몫을 다 가져간다면 불행한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힘 있는 사람이 이 가치를 힘으로 배분해 충돌을 최소화하자는 게 정치다. 그래서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라고 했는가 보다. 이스턴의 정의대로라면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을 하지 못하는 정당은 이념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 아닌 이해관계로 모인 이익집단에 불과하다.

<정당과 이익집단은 다르다>

정당과 이익집단은 어떻게 다른가? 정당이란 ‘공공 이익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집단’이다. 이에 반해 이익집단이란 공통적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서로 같은 생각과 이해를 나누어 갖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다. 정당이 ‘공공의 이익실현’이 목표인데 반해 이익집단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로비 활동”하는 집단이다. 이런 기준에 비추어 봤을 때 우리나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정당인가 아니면 이익집단인가?

국민의힘 강령 제 1조 1항은 “국민 누구에게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회를 보장하며, 자율적인 개개인의 넓은 선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는 국민 개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그런 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부자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산 총액은 76억 3,999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재산은 85억5천여만원, 정부 핵심 32명인의 평균재산은 39억 7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21대 국회의원들의 1인당 평균 재산은 23억 6136만원으로 국민 평균의 5.3배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원 16.4%는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였고, 강남에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의원도 16.4%로 나타났다. 주택 외에 상가 건물 등을 보유한 의원도 22.5%나 됐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까? 내 집 하나 없이 안정된 직업도 없이 사는 비정규직 806만6천만 국민은 이들의 재산이 왜 사막의 신기루처럼 보일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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