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김건희 5층, 윤석열 2층, 수령청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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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김건희 5층, 윤석열 2층, 수령청정하나?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7.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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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청정(垂簾聽政)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수렴동청정(垂簾同聽政)’을 줄인 말로, 발을 치고 함께 정치를 듣는다는 의미이다. 이 제도는 조선시대에 어린 왕이 즉위하였을 때 왕실의 가장 어른인 대왕대비(大王大妃) 혹은 왕대비(王大妃)가 발을 치고 왕과 함께 정치에 참여하는 정치제도이다.

성종대 정희왕후(貞熹王后)의 수렴청정을 시작으로 조선시대에는 모두 7회의 수렴청정이 시행되었다. 이 제도는 조선시대 이전 왕의 어머니가 대신 정치를 하는 섭정(攝政)에서 변화한 것이다. 왕세자에 의한 섭정은 대리청정, 대비 등과 같은 여자일 경우는 수렴청정, 신하일 경우는 섭정승이라고 했다

고려시대에는 섭정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으나, 몽골간섭기 등 전시대에 걸쳐 왕의 자리가 비었을 때 섭정과 비슷한 것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섭정이 시행되었는데, 특히 대비에 의한 수렴청정이 많았으며, 말기의 흥선대원군은 10년 동안 섭정해 권력을 독점하기도 했다.

윤석열이 7월 4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 2층에 새롭게 마련된 집무실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집무실 공사가 모두 끝났다"며 "내일부터 대통령이 근무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취임 이후 2층 집무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5층 집무실을 사용해왔다. 문제는 김건희가 5층과 2층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발표다. 그러자 방송인 김어준이 “무슨 공동정부 꾸린 거냐?” 하고 비웃었다.

그렇지 않아도 김건희는 대통령 집무실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카페에 올려 논란이 되었다. 대통령실은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므로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고, 거기서 생산된 모든 것들은 대통령 기록관에 보관해야 하므로 사진을 사적인 카페에 올릴 수 없다.

김건희는 자신의 박사 학위 표절, 20가지가 넘은 학력 및 경력 위조가 문제가 되자 대국민 사과를 하며 “제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도 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자 김건희는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노출되었고, 청치마, 슬리퍼 등으로 검소한 이미지를 쌓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묘소 방문 때 전 코바나 콘텐츠 직원과 동행해 부속실이 다시 회자되었다.

김건희가 5층 윤석열이 2층을 쓴 것도 논란이다. 우리나라는 유교적 덕목이 지켜지는 나라로 그 흔한 묫자리도 자식이 부모 위에 자리할 수 없다. 따라서 김건희가 윤석열 위에서 일하는 모습이 아름다울 리 없다.

김어준은 그것에 대해 “원래 윤 대통령은 5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고 부인(김 여사)이 5층으로 간다고 했다”며 “윤 대통령 뿐만 아니라 부인도 2층과 5층을 다 쓴다고 한다. 이는 부인이 다 쓴다는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3일 용산 2층 집무실 공사 완공 사실을 밝히며 “2층 집무실은 언제든 사용 가능한 상태이지만 2층을 주 집무실, 5층을 보조 집무실 개념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이 5층을 사용 중이라면 김 여사는 2층을 사용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며 “김 여사도 경우에 따라 2층 혹은 5층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누가 어느 일정에서 2층 또는 5층 집무실을 사용하는지는 경호상의 문제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제2부속실을 따로 두지 않겠다는 공약을 위배한 것으로 사실상 김건희를 위해 막대한 국가 예산을 쓴 셈이다. 김건희는 5층에서 손님들을 접견하다가 가끔 대통령이 있는 2층으로 갈 수 있는데, 역대 정부 중 부인이 대통령실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경우는 없었다.

만약 김건희가 2층에서 ‘나대면’ 어떤 장관이 대통령 집무실로 가 윤석열과 심도 높은 대화를 하려 할 것인가? 혹시 거기 가서 누군가 몰래 관상이라도 보면 낭패인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김건희는 정부 요직 인사들을 무속인을 불러 몰래 관상을 본다고 한다. 장차 배신할지 안 한 할지를 우선적으로 본다고 한다. 윤석열이 배신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니 누가 배신을 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걸 우린 ‘원죄의식’이라고 한다. 윤석열이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 요직 대부분을 검찰 출신으로 도배를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들에게 인사 기준은 능력이 아니라 오직 배신 여부인 것 같다.

하지만 배신자가 이마에 “나 배신할 거요.”하고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무당 제 죽을 날 모르니 윤석열도 언젠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날이 올 것이다. 그 사람이 어쩌면 한동훈이 될지도 모른다. 정치란 영원한 우군도 적군도 없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을 보라.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 집무실이 시멘트로 지어진 사각형 건물이 있는가? 그 앞에는 폐가 비슷한 집이 있고, 잔디 속에는 미군이 버리고 간 기름 덩어리가 끓고 있다. 그런 곳에서 유능하신 여왕님이 무식한 왕 대신에 수렴청정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빌어먹을,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거기다가 경제까지 폭락하고 있으니 손가락을 자를 수도 없고 낭패다. 지금 한국은 두 명의 왕을 모시며 살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고 지지율엔 관심이 없는 아주 잘난 왕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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