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얼어 죽을’ 가치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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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얼어 죽을’ 가치동맹
  •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 승인 2022.06.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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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해 우리나라에 ‘가치동맹’을 압박하고 있다. 한마디로 안보, 경제 할 것 없이 미국과 운명을 같이 하자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제 경제까지 철저히 미국과 운명을 함께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 힘의 대결을 펼치자니 힘이 달리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면 자동으로 가슴에 손을 올리는 윤석열은 자발적으로 가치동맹을 행동에 옮기고 있다. 경제 문제에서 미국 편을 들기 위해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가입했고, 안보 문제에서도 이미 미국 편을 들고 있었지만, 더욱더 극렬하게 미국 편을 들기 위해 나토 정상회의에 갔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나라가 미국 편을 드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가를 따져봐야 하는데, 그런 타산이 전혀 없이 윤석열은 미국에 맹종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 움직이고 있다. 나토 성원인 프랑스는 러시아 가스를 할인된 가격에 대량 사들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주도의 나토가 부추긴 전쟁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프랑스 말고도 많은 유럽 나라가 전쟁에 대한 강경 입장에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대로 전쟁이 계속된다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올겨울에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유럽 나라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얼어 죽을’ 가치동맹이다.

​그런데 가치동맹을 가장 우습게 만드는 건 정작 미국이다. 우리더러는 가치동맹이 중요하니 대중국 포위망에 함께하자고 끌어들이더니, 자기는 물가 잡는다고 무역전쟁 중인 중국 관세를 낮춘다. 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서 왕따로 만들겠다’라고 호언장담하던 사우디에 날아갈 예정인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때문이다. 가치동맹,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면 자신부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미국 자신마저 지키지 않는 ‘가치’에 우리만 얽매일 이유가 없다. 왜 우리가 미국의 대중국, 대러시아 적대시 행보에 동참해 우리 땅이 전쟁터가 될 위험, 쪽박을 차야 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가. 실제 삼성전자는 중국을 배제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미국에 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다음 주가가 급락했다. 결국 다시 ‘5만 전자’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이러다가는 ‘4만 전자’, ‘사망 전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미국은 지금 극복하기 어려운 대단히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은 미국과 함께 망하자는 것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닌 듯하다. 실리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현시기 국제 관계의 추세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중국, 러시아를 다 적으로 돌리자고 나토 정상회의에 가 사진 찍으며 좋아한다. 지켜보는 국민만 속이 터진다. 시대적 추세에 발맞추어 이제라도 가치동맹의 늪에서 빨리 발을 빼야 한다. 난파선에서는 한시바삐 탈출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윤석열이 말을 듣지 않으면 국민이 직접 나서서라도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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