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경찰국 신설이 윤석열 탄핵의 시발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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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경찰국 신설이 윤석열 탄핵의 시발점 될 듯!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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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검찰 출신으로 요직을 도배한 가운데,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두고 경찰을 사실상 통제하려 하자 전국 경찰들이 들고 일어났다. 처음엔 전남, 충북 경찰청의 공무원 노조로 위주로 성명이 발표되더니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해 간부는 물론 하위직 경찰까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경찰은 웬만하면 집단적으로 시위를 하거나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지 않은 것이 관례인데, 이번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왜냐하면 행안부 내에 경찰국이 신설되면 경찰의 지휘, 인사, 예산, 승진, 감찰, 징계가 모두 거기서 이루어질 수 있어 시실상 경찰청이 경찰국에 예속화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형식적으론 행정안전부의 외청에 속하지만 사실상 독립된 기관으로 1991년 이후 독립적으로 예산, 인사 등을 집행해 왔다. 그 전엔 경찰은 내무부 치안본부로 불리어지며 각종 고문치사사건을 벌여 원성이 높았다. 노태우 정부 때도 경찰국 신설을 염두에 두었으나 경찰의 반발로 무마되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에서 그것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권은 왜 경찰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데도 이를 강행하려 하고 있을까? 거기엔 다음과 같은 포석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1) 민주당의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정상화법 통과로 권한이 축소된 검찰의 반발을 잠재우고 사실상 경찰까지 장악해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2) 민주당이 앞으로 발의할 ‘본부장 비리 특검’에 대응하기 위해

(3) 경찰의 인사, 예산, 승진, 감찰, 징계권을 무기로 경찰을 사실상 권력의 하부 조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그밖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상이 윤석열 정권이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건 아마 대검이나 법무부에서 누군가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상명하복 체제에 익숙해진 검찰과 다르다. 지난 30년 동안 이미 독립 외청으로 가능을 수행하였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부 자치경찰제가지 시행되고 있으므로 윤석열 정권의 경찰국 신설이 반가울 리 없다. 또한 경찰은 그동안 검찰에 예속되어 수족 노릇만 했는데, 그에 대한 반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심대의 검사가 소위 ‘영강님’ 대우를 받으면서 오십대의 경찰 간부 뺨을 때린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전국 경찰청에서 발표한 성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행안부는 경찰을 그들의 하부 기관으로 복속하려는 시도를 꽤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과거처럼 권력의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농후하기에 심히 개탄스럽다.”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는 현 정권의 정치적 판단에 다름 아니다. 단 한 번도 국민적 합의를 거친 적 없고 어느 누구도 동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행정안전부의 경찰 복속 의도를 경찰 길들이기 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행안부가 무모하게 경찰국을 신설하고 감찰권마저 빼앗아 그들의 하부 조직으로 복속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행안부의 경찰 복속 야욕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역사상 경찰이 이토록 자기 목소리를 낸 것도 드문 일인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국 신설을 고집할 경우 집단 항명 사태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윤석열 정권도 속으론 깜짝 놀랐을 것이다. 지시만 하면 검사동일체로 움직이는 검찰과 그 양상이 확실히 다른 경찰의 저항에 세상이 바뀌었구나, 하고 놀랐을 것이다. 

상명하복, 검사동일체에 익숙해진 윤석열 정권이 경찰 역시 통제하려 꼼수를 부리고 있지만 전국 경찰은 물론 국민들도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행안부에 경찰국을 두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권인숙 성고문사건 등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이 다시 ‘치안본부’나 ‘남영동 분실’ 같은 말을 듣고 싶겠는가? 윤석열 정권은 경찰을 30년 이전으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

윤성열 정권은 행안부에 경찰국을 두려는 이유를 “경찰의 비대화, 수사 한계” 등을 꼽고 있으나, 이는 사실도 아니다. 그동안에도 수사는 검찰보다 경찰이 훨씬 더 많이 했고, 수사 결과 무혐의가 많이 나온 곳도 경찰이 아니라 검찰이다.

경찰도 이제는 경찰대 졸업생들이 주요직을 맡고 있어 결코 수준이 검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검찰이라고 어디서 수사 기법을 배워서 온 게 아니다. 그들이 능한 것은 조작과 덮기뿐이다. 증거가 다 드러난 도이츠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도 무혐의로 덮어버리려 하지 않았는가?

화천대유에서 돈 받은 50억 클럽, 박영수 친척 100억은 아직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거기에 연루되었다면 벌써 구속시켰을 것이다. 장모의 양평공흥지구는 비리 백화점인데도 검찰은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래 놓고 어디 가서 공정과 상식, 법과 원칙을 외치니 우리집 개도 웃는 것이다.

윤석열은 그밖에도 무리한 집무실 이전, 무속 논란, 정부 요직 검찰 출신으로 도배, 측근 인사 채용, 북한이 미사일을 쏜 다음 날 2차에 걸친 음주, 김건희의 사인 동행, 대통령실 레모델링 업체의 특혜 의혹 등으로 국정지지율이 50%를 밑돌고 있다. 긍장과 부정의 차이도 불과 2.6%다(리얼미터참조)

이 상태에서 전국 경찰까지 들고 일어나면 윤석열 정권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거기에다 국힘당의 권력싸움까지 노골화되면 탄핵이 제기될 수도 있다. 박근혜 탄핵도 내부 분열로 시작되었다.

경찰에도 자문위가 버젓이 있는데 경찰국을 신설해 사실상 경찰 조직을 장악하려는 윤석열 정권은 그 과욕이 역설적으로 탄핵을 불러오게 할지도 모른다. 국힘당 내에는 윤핵관만 있는 게 아니라 반윤핵관들도 있다. 특히 이준석은 호시탐탐 탈당하여 청년당 창당을 하려하고 있다.

윤석열 딴에는 한동훈의 법무부, 이상민의 행안부를 통해 각각 검찰과 경찰을 장악하려는 꼼수를 부렸겠으나, 아직도 국회는 민주 진영이 180석 이상이고, 국민들도 윤석열 정권의 전횡에 찬성하지 않아 추진 동력이 상실되고 결국 레임덕에 빠지고 말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의 수사권 일부 박탈에 대한 앙갚음이자, 앞으로 전개될 본부장 비리 특검에 맞불을 놓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아직도 검찰총장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윤석열이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한다면 아마 보수가 먼저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국힘당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인사에 배제된 사람들은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배신은 항상 내부에서 나온다. 거기에다 경제까지 폭망하고 있으니 누구 말마따나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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