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전 의원,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가 해체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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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전 의원,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가 해체될 상황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2.03.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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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집도 이렇게 부수지는 않는다
국방부가 형해화되고 합참은 무너진다
여가부 해체한다더니 국방부가 먼저 해체될 상황
김종대 전 국회의원

지난 16일,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입장에 대해 “개집도 이렇게 부수지는 않는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 이유로 청와대의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청와대는 어떤 곳인가.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만이 청와대가 존재해야 할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뛰어서 5분 거리 안에 국가의 자연재해나 안보 위기, 사회 혼란을 관리할 수 있는 위기관리센터가 있다”며 “청와대는 단순히 대통령이 집무공간이 아니라 국가 안전의 최후 보루”라고 주장했다. 

사진출처 YTN 뉴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국방부가 형해화되고 합참이 무너진다"라며 "진보와 평화를 표방했던 내가 국방부 수호 투쟁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런 일은 소위 보수와 안보를 입에 달고 다니던 분들이 나서야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리나라 안보 단체나 군사 전문가라는 분들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말이 없다. 어찌 된 일인가."라며 일갈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이 뭐 하는 자리인지 모른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사와 건물 리모델비용 496억원만 쓰면 5월초에 집무실 용산 이전은 '별 문제 없다'고 말한다. 국가 위기관리가 뭔지, 안전보장이 뭔지 모르는 거다."면서 "'난 하루도 청와대 못 들어 간다'며 드러누워 버리고 한 달 만에 이사를 끝내라고 고집을 부린다. 이렇게 벅벅 우기니 말릴 사람이 없다.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면 더 잘될 일을 이렇게 개념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니 5년 내내 고생할 운명이다. 국방부와 합참에 혹독한 시련이 닥쳤다. 여가부를 해체한다더니 국방부가 먼저 해체될 상황"이라고 조롱했다. 

다음은 김종대 전 의원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국방부가 형해화되고 합참은 무너진다

진보와 평화를 표방했던 내가 국방부 수호 투쟁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런 일은 소위 보수와 안보를 입에 달고 다니던 분들이 나서야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리나라 안보 단체나 군사 전문가라는 분들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말이 없다. 어찌 된 일인가.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이 뭐 하는 자리인지 모른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사와 건물 리모델비용 496억원만 쓰면 5월초에 집무실 용산 이전은 “별 문제 없다”고 말한다. 국가 위기관리가 뭔지, 안전보장이 뭔지 모르는 거다.

기자회견 중에 “국방부 앞 지하에도 벙커가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도 개최할 수 있는” 장소에서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벙커는 아마도 합동전투모의실험센터(JWSC)를 말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작전을 하는 군인들의 전투 실험을 하는 곳이 어떻게 자연재해, 사회혼란, 외교와 안보의 영역까지 포함한 포괄적 국가위기관리센터와 같은 것인가?

청와대의 위기관리센터 기능과 시스템을 이곳으로 옮기려면 공간 조성과 정보 시스템, 통신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성숙 기간도 필요하다. 최소 1년은 소요될 거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이사비용 문제라는 거냐? 게다가 그 지하 벙커의 군사 시스템은 어디로 가야 하나?

대통령의 집무실을 옮긴다는 것이 이삿짐 꾸리고 건물 고치고 방탄유리 설치하는 걸로 이해하는 윤 당선인은 기재부에 예비비 496억원을 신청하면 다 되는 걸로 안다. 게다가 국방부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사실상 형해화 상태로 전락하는 데 대해서도 이해가 없다.

지금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5분이면 수석비서관과 만날 수 있는 데도 이를 못 참아서 “1분 1초라도 아낄 수 있는” 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인수위는 말한다. 그런데 국방장관과 국방부 조직이 용산-삼각지-후암동-과천으로 분리되면 1시간 내에도 만나기 어렵다. 군사력을 통제하는 최고위급의 문민통제 기관이 이 무슨 꼴인가.

오늘 윤 당선인이 발표한 집무실 이전계획은 3년 정도의 계획으로 추진되면 그나마 혼란 없이 훌륭한 기획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국방부와 합참이 남태령으로 이전하면 나름 새로운 국방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 용산 공원도 서울의 새로운 희망이다.

단 착실한 준비와 공론화, 재원이 확보된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당선인이 "난 하루도 청와대 못 들어 간다"며 드러누워 버리고 한 달 만에 이사를 끝내라고 고집을 부린다. 이렇게 벅벅 우기니 말릴 사람이 없다. 국방부나 합참이 새 건물로 이전하는 건 알아서 하라는 투다.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닌가?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면 더 잘될 일을 이렇게 개념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니 5년 내내 고생할 운명이다. 국방부와 합참에 혹독한 시련이 닥쳤다. 여가부 해체한다더니 국방부가 먼저 해체될 상황이다.

시설본부에 들어온다는 경호처. 인수위 기간 중에 엄연히 상관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청와대에 대통령 놔두고 용산으로 이전할 수 있나? 문 대통령과 협의도 없이 경호처와 위기관리센터를 어떻게 용산으로 옮기나. 옮긴다 해도 각종 통신 및 무장 장비와 숙소, 복지시설은 어떻게 마련할 거냐? 경호 상황실도 1년은 준비해야 정상화될 수 있다. 이런저런 문제점을 제대로 확인이나 해보았는가?

제발 살살 좀 해라. 이러다가 여럿이 패가망신한다.

“개집도 이렇게 부수지는 않는다”

국방부 안팎의 관계자들과 통화해보니 반응이 가관이다. 상상하지도 못할 날벼락에 거의 넋이 나갔다. 며칠 전에 “대통령이 들어올 테니 한 달 안에 국방부 건물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고 나서다. 그것도 국방부와 합참의 실정을 누구도 잘 아는 김용현 전 합참작전부장이 국방부에 쳐들어와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김 전 본부장은 대선 기간에 윤석열 후보 안보정책을 총괄하던 인물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그 어떤 협의나 공론화 과정도 없이 “집을 비우라”는 일방적 통보에 당혹과 굴욕을 느낀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이런 식으로 망신을 주지는 않는다.

앞으로 일이 더 걱정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한반도 전구 작전을 지휘하는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를 비롯한 전군의 시스템이 종합된 곳이다. 대테러작전, 통합방위사태, 재난 및 위기관리에도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도 구비되어 있다. 말 그대로 정부의 위기관리 본부다. 또한 동맹국의 군사정보와 데이터를 관리한다.

특수정보(SI)를 취급하는 인가된 요원만이 취급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국방부 건물을 차지하면 국방장관은 합참으로 집무실을 옮긴다. 건물 면적이 제한되기 때문에 장관 외에 나머지 국방부 조직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분산된다. 즉 장관과 국방부가 분리되는 것이다.

국방부의 군사력 통제기능, 즉 문민통제가 약화되거나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합참 역시 의장실을 비워야 하고, 국방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일부가 밖으로 나가거나 조직을 축소해야 한다. 합참 지휘통제실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재조정해야 한다.

원래 이곳은 합참의장의 공간이다. 그런데 상급자가 밀고 들어오면 지휘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이러저런 연쇄효과를 감안하면 한마디로 엉망진창이 된다.

똑같은 일이 청와대 경호처에도 나타나고 있다. 경호처는 단순히 대통령의 신변 안전 업무만 하는 게 아니다. 국내외 중요인물의 청와대 출입과 각종 회의, 행사의 안전에도 경호처의 역할이 있다. 치안과 정보 기능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경호처도 상황실을 운영한다.

그런데 국방부 어디에 무슨 수로 한 달 안에 엄청난 예산과 노하우가 투입되어야 할 상황실을 만들 것인가. 경호처의 다수 요원들의 숙소와 체력단련 등 복지시설은 어디에 지을 것인가.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김용현 본부장이 대책 없는 통보를 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소모적인 일을 강행하는데 윤석열 당선자와 그 측근들은 결사적이다. 말 그대로 미쳤다. 지금의 청와대를 더 개방하고 시민화하면 해결될 일을 굳이 이런 식으로 강행하는 그 무모함에 놀라지 않을 국방부 직원과 합참 장교는 없다.

이 정도로 그치라. 더 나가면 위험해 진다. 이건 진심으로 하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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