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서울, 2030, 중도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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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서울, 2030, 중도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2.2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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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대선을 11일 앞둔 시점에서 李-尹 후보 간에 초박빙 접전이 진행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尹이 李보다 오차 범위 밖에서 이기고 있는 연론조사가 다수 나왔으나 2월 4주째 들어 양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가 뭘까?

(1) 이준석의 망언으로 인한 윤-안 단일화 결렬

(2) 서울 거주 호남 출신들 및 중도층 이재명 지지로 선회

(3) 20대와 30대의 분화와 후보 자질 문제 대두

(4) 대장동 그분 이재명 아닌 대법관으로 밝혀져 오해 해소

(5) 코로나 확산으로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 후보에 더 관심

그밖에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위의 다섯 가지가 선거 막판에 표심이 변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이 5가지 요소가 확실히 드러난다. 각 요소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자.

 

(1) 이준석의 망언으로 인한 윤-안 단일화 결렬

윤석열로 기울던 표심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국당의 유세차 사고 후 이준석이 한 망언 때문이란 게 선거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준석은 안철수가 “고인의 유지를 받아 완주하겠다”라고 하자 “죽은 사람이 무슨 유지를 남기나, 유서라도 써두었나?” 하고 말해 안철수와 그 지지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준석의 이 발언은 국당 내에서도 경고가 나올 정도로 선거 이전에 인간이 덜 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격분한 안철수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했고, 윤석열의 지지율은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준석의 망언으로 중도층이 일부 이재명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에선 이성이나 법보다 국민의 정서가 중요한데, 이준석이 한국인 고유의 측은지심 정서를 건드린 것이다.

오죽했으면 국당 선대위가 이준석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겠는가? 이준석은 그 말을 의식했는지 수원 유세에 나서지 않고 다른 데로 가버려 제3차 이-윤 갈등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아무튼 이준석의 그 ‘입’이 문제다.

 

(2) 서울 거주 호남 출신들 및 중도층 이재명 지지로 선회

서울에서 지고 대선에서 이긴 경우가 없다 할 정도로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상징성도 있고, 8도 출신들이 모여 살고 있어 대선 승패의 바로미터가 된 게 사실이다. 강남, 서초, 송파는 원래 보수당지지 성향이 짙었으나 그밖에 다른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높았다. 그런데 부동산 파동 후 내 집 마련이 어렵게 되자 강북, 강서 지역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반발이 심했다. 오세훈이 지난 보선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이재명 후보가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자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서울 거주 호남 출신들 및 중도층이 이재명 후보로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 서울에는 약 30%의 호남 출신들이 살고 있어 그동안 민주당 승리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 점은 인천과 경기도 마찬가지다.

또한 수도권 호남 출신 민심과 호남 현지 민심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어 어느 한쪽이 오르면 동반 상승하게 되어 있다.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자식 및 손자들이 고향에 있는 부모님 및 조부모들과 서로 연대되어 있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호남 출신은 전국적으로 약 160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재명 후보가 서울에서 선방하고 경기, 인천에서 10% 이상 이기면 승리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3) 20대와 30대의 분화와 후보 자질 문제 대두

최근 표심이 이동한 데는 20대와 30대의 분화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은 20대와 30대가 소위 ‘MZ’세대로 한 데 묶여 평가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성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20대는 아직도 여전히 윤석열이 앞서고 있으나 이와 분화된 30대는 이재명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20대도 이대남과 이대녀의 성향의 달라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20대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앞서가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이준석의 ‘이대남’ 작전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왜냐하면 여성가족부 폐지 등으로 다른 세대 여성층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이준석이 주장한 소위 ‘세대 포위론’ 즉 2030과 6070이 4050을 포위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왜냐하면 4050은 유월항쟁 주역으로 박종철, 이한열이 어떻게 죽어았는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전두환을 찬양한 윤석열에게 도저히 표를 던질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4050이 2030을 설득하고 나섰다. 60대 초중반도 유월 항쟁 때 소위 ‘넥타이 부대’로 참여해 민주 의식이 높아 윤석열 지지를 망설이고 있다. ‘헛똑똑이’이 이준석이 바로 이점을 놓친 것이다.

 

(4) 대장동 그분 이재명 아닌 대법관으로 오해 해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한 것은 그동안 대장동 사건의 ‘그분’으로 지목된 오해가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김만배와 정영학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대장동 사건은 오히려 윤석열에게 더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검찰이 아무리 털어도 먼지 한 톨 안 나왔다. 반면에 대장동 건으로 돈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국당 쪽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윤석열 부친 집이 김만배 누나에게 팔렸다는 게 밝혀지자 오히려 코너에 몰린 사람은 윤석열이 되어 버렸다. 조폭 뇌물설, 변호사비 대납설도 모두 가짜로 드러넜다.

 

(5) 코로나 확산으로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 후보에 더 관심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가고 선거 날엔 30만 명이 나올 수 있다는 보도에 긴장한 국민들이 코로나 극복과 경제 활성화에 좋은 점수를 얻고 있는 이재명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많다.

선거는 처음엔 정당, 구도, 이념으로 흐르다가 선거 막판엔 누가 내 삶을 바꿔줄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더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도층이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훨씬 유리하다.

대한민국 집단지성이 다시 한번 힘 발휘할 것

우리 국민의 DNA에 내재되어 있는 불의에 의한 항거하는 정신과 민주 의식이 선거 막판에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맹목적인 정권교체보다 정치교체가 더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성향이 달라 마치 정권교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이념 구분 없이 인재 골고루 쓰기, 통합내각, 정치개혁’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 심상정을 지지하던 세력이 사표 방지를 의식해 막판에 이재명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석열이 걱정하던 상황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차 토론도 이재명의 압승이었다. 윤석열은 원고를 바라보느라 상대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도 몰라 다시 물어주라는 촌극을 세 차례나 했다. 그걸 본 국민들이 누굴 찍고 싶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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