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尹 지지한 사이비 종교 단체에 정통 기독교, 불교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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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尹 지지한 사이비 종교 단체에 정통 기독교, 불교계 반발!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1.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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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무속이 국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문제다"

7시간 녹취록에도 나오듯 김건희가 무속에 깊숙이 빠져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남편인 윤석열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윤석열은 국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 때 여러 차례 손바닥에 왕자를 새기고 나와 논란이 되었다. 윤석열은 동네 할머니가 지지 차원에서 써준 것이라 했지만 사실상 김건희의 작품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동안 천공, 혜우, 무정, 건진법사 등 무속과 관련된 인물들이 김건희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여러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그중 건진법사는 윤석열 선대위 네트워크 본부에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사실이 알려지자 네트워크 본부가 해체되기도 하였다. 그가 무속인이 아니라면 왜 네트워크 본부를 해체하겠는가?

무속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불교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불교 단체가 윤석열을 지지하고 나서 사이비 종교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불교법왕청’을 포함한 불교200종단 대표들은 지난 22일 윤석열 서캠프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후보 지지선언’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대한민국에 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윤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무속인과 같은 선상에서 보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계종과 개신교 단체는 이 단체들이 종단에 이름이 없다며 사이비 종교 단체라고 하였다. 바야흐로 무속 논란에 이어 사이비 종교 논란이 윤석열을 휩싸고 있다.

윤석열을 지지하고 나선 단체들은 “현정부의 종교편향 불교 왜곡에 분노한다”라며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정청래 의원의 ‘봉의 김선달’ 발언 이전에도 국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 졌다. 문제는 이들 단체가 조계종을 비롯한 정식 종단에 소속된 것이 아니란 점이다. 불교계는 정식 종단에 소속되지 않으면 이단으로 규정하고 사이비로 취급하고 있다.

세계불교법왕청 중앙본부사무총장인 일광 스님은 “좌파가 집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 어렵게 민주주의를 이룩한 대한민국이 공산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라며 “지난해에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식 불교 종단이 이들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정치권 내 ‘사이비’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여야 대선주자를 둘러싼 ‘무속 정치’를 비판하고 나선 ‘무속정치·비선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선언자 모임’ 관계자는 “해당 종단은 대한예수장로교회가 발간한 ‘사이비 이단 연구’ 보고서에 수록됐고, 신천지가 개최하는 행사에 참여해온 곳”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 역시 “해당 종단은 조계종 출신 승려가 설립한 곳이지만, 이후 문제가 되면서 출교됐다”라며 “조계종과 천태종 등 28개 종단이 속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종단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불심으로 대동단결’이라는 구호로 화제를 모았던 김길수 전 호국당 대선후보가 속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대선 직후인 2003년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에도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김 씨에 대해 “한국 전통 불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일광 스님은 “일부 목사 등이 이단이니 사이비니 하는 비판을 하는 것 같지만, 이 또한 그들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며 “우리 종단은 무속 등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내 종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윤석열은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이 캠프 소속으로 활동하며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좌우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부인인 김건희는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무정스님이 ‘김건희는 남자고, 윤석열은 여자라 했다’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무속인과의 친분 관계를 인정했다.

이처럼 무속 논쟁에 이어 사이비 종교 논란이 계속되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손해를 보는 후보는 윤석열이다. 왜냐하면 윤석열을 지지하던 정식 불교 단체도 등을 돌릴 수 있고, 무속을 배격하는 기독교 단체도 이에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속에 이어 사이비 종교 논란이 계속 일어난 것은 아마도 김건희의 ‘영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믿음에 관해선 윤석열은 김건희의 제자 수준이란 게 그쪽 사람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김건희는 7시간 녹취록에서 “내가 (무당보다) 더 세.”하고 웃기도 하였다. 김건희는 “내 남편도 영적 기질이 조금 있어.”라고 말했는데, 이는 자신이 ‘영적’으로는 윤석열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선 때는 돋보잡이 단체가 찾아와 지지를 선언하고 나중에 이득을 얻으려 하는데, 중요한 것은 무속이나 사이비 종교 단체가 아니라 그들이 나중에 국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이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 여실히 알고 있다. 국가 정보가 비선 실세에게 보고되고, 국가 주요 사업에 비선 실세가 개입해 이익을 얻고, 심지어 스포츠 재단을 만들어 수백억을 착취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그렇다. 무속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무속이 국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문제다. 특히 분단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통령이 무속인의 말을 듣고 정책을 결정하고, 위기 상황 때 선제타격이라도 한다면 전쟁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말 한 마디에 외교 비화가 일어나는 세상에 국가 지도자의 언행은 핵을 다루듯 조심해야 한다. 극우들의 주장에 맞춘답시고 함부로 선제타격 운운하는 윤석열을 보면 냇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것 같다. 군대도 안 다녀온 그가 도대체 선제타격 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알기나 하는지 궁금하다. 연평도 포격 때 이명박은 확전을 자제하라고 해 논란이 되었다.

그것이 정식 종교단체든 사이비든 종교단체든 어떤 단체가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 윤석열을 지지한다.”라고 한 것은 맹목적일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에도 저촉된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보다 좌파니까 무조건 실싫어한다는 논리도 구시대적이고 극우적이다.

무속이나 사이비 종교 단체가 설칠수록 정식 불교 단체, 정식 기독교 단체의 반말만 일어나 결국 손해란 걸 윤석열은 알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이준석이 ‘이대남’을 살리려다 나머지 여성층으로부터 외면 받는 것과 같다. 선거에서 갈라치기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증거가 확실한 장모는 무죄, 증거가 불확실한 정경심 교수는 4년 선고, 이 뉴스가 나가자 사람들은 “지금도 이러니 검찰 공화국이 되면 어쩔까.” 하고 한탄하고 있다. 그 한탄이 3월 9일 집단지성으로 발현될 것이다. 수구들은 우리 국민을 너무 얕보고 있다. 세상에 거짓이 지배하는 나라는 없다. 본부장 비리에 무슨 얼어죽을 ‘공정과 상식’인가? 국민들은 개, 돼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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