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홍준표발 ‘배신자’란 말에 국당 하루종일 부글부글!
상태바
[유영안 칼럼] 홍준표발 ‘배신자’란 말에 국당 하루종일 부글부글!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1.08.29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신자는 또 배신합니데이!"

[서울의소리] 상대가 여든 야든 거친 말을 마구 뿜어내기로 유명한 홍준표가 "내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는 배신자들“이라고 하자 국당이 하루종일 부글부글 했다는 전언이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이 가동되면 적전 분열이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홍준표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두고 혹해서 바람 앞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며 믿음을 배신하는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몰염치"라며 "배신은 배신을 낳고, 종국에 가서는 파멸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또 "누구든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들면 한국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홍준표가 말한 이 ‘배신자’란 누구일까? 정황상 문재인 정부에서 근무하다가 배신하고 국당으로 와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과 최재형을 가리키는 것 같다. 거기에다 박근혜를 배신한 유승민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홍준표의 이 말은 당내 유력 주자들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할 수 있는 ‘역선택’를 고려한 발언 같기도 하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 중 홍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 같다.

홍준표는 ‘충남 부여군에 있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묘소를 참배한 사실을 거론하며 "JP가 돌아가셨을 때 기르던 반려견 '바니'가 일주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영정 앞에 있다가 죽어서 개 무덤을 그곳에 만들어 줬다고 한다"면서 "JP집 '바니'만도 못한 사람들이 정치판에서 기웃거리는 지금의 염량세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홍준표는 이어서 "진돗개도 평생 주인을 잊지 않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렇게 처신해서 되겠느냐"며 "아무리 안갯속 정국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상가지구(喪家之狗)는 되지 말자"고 말했다.

홍준표의 이 말은 배신자로 지목된 세 후보가 진돗개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당사자들은 속으론 부글부글하겠지만 그것에 대해 뭐라하면 자신이 배신자에 속한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하는 셈이 되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홍준표가 말한 ‘배신자’는 다목적 포석으로 우선 윤석열이 자신을 임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하고 국당으로 와 대선 후보가 된 점을 비난하는 동시에, 아울러 윤석열이 바로 박근혜를 수사하고 탄핵하게 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부각시켜 대구, 경북 적자가 자신임을 알리고 싶어한 것 같다.

실제로 대구, 경북의 일부 정서는 윤석열에 대해 우호적이 아니며, 이른바 태극기 부대는 윤석열이 하는 행사마다 따라다니며 “박근혜 대통령을 살려내라!”고 소리친다. 박근혜를 구속시키고 국당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로선 딜레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 표가 아쉬운 윤석열은 그래서인지 대구에 갔을 때 “코로나가 이곳 대구에서 시작하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 시작되었다면 아마 민란이 일어났을 거” 라고 했다가 오히려 지역 차별이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박근혜를 자신이 수사해 구속시키고 가석방에도 반대했던 윤석열이 대구와 경북 표를 의식해 “마음이 아프다”며 사면 운운했지만 그 바람에 중도층마저 등을 돌렸다.

정치가 아무리 잔인하고 냉정하다 해도 자신이 근무했던 정부를 배신하고 나와 다른 당의 대선 후보가 되어 먹던 물에 침을 뱉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가 “약탈정부, 독재정부”라 했는데, 그렇다면 왜 자신은 그런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했을까? 그 점은 감사원장장을 지내고 나와 국당 대선 후보가 된 최재형도 마찬가지다.

“배신자는 또 배신하고 그 결과는 파멸이”라는 홍준표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함의가 깊다. 홍준표는 역시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고 촌철살인의 대가다.

홍준표의 장기는 앞으로 펼쳐질 TV토론 때 오롯이 드러날 것이다. 국민들은 홍준표의 공격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윤석열과 최재형의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만약 토론 때 홍준표의 전략에 말려들어 윤석열이 화가 나 주먹으로 책상을 치거나 두 눈을 부라리며 “이거 아무리 토론이라지만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하면 그 순간 안철수 꼴 난다.

홍준표가 지적한 배신자 중 하나인 최재형은 요즘 아예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한때 윤석열 대타로 인식되었지만 막상 까보니 빛 좋은 개살구였던 것이다. 주요 현안에 “준비가 안됐다”고 말해 조중동 기자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최재형이 자신의 대선의 발판으로 삼았던 원전 수사도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을 권고해 버렸으니 꿩도 잃고 매도 잃은 셈이 되어버렸다.

최재형은 거기에다 대선 홍보물에 자신의 조상들이 마치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했으나 민족문제연구소가 “최재형의 증조부는 일제 강점기 면장을 18년이나 했고, 조선총독부로부터 표창장까지 받았다.” 라고 반박해버리자 그야말로 망신을 당했다. 그후 최재형은 지지율이 내려갔고 다시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당엔 결선투표제가 없어 홍준표가 윤석열을 이기긴 힘들겠지만 중간에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실제로 홍준표와 유승민의 지지율을 합치면 윤석열을 이긴다는 분석도 나온바 있다. 그렇게 되면 아마 최재형도 윤석열과 후보 단일화를 하려할 것이다.

문제는 국당이 대선 때 활용하려던 ‘부동산’이 윤희숙의 헛발질로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윤희숙이 앙칼진 목소리로 2차 해명을 하자 보수층마저 소름이 돋았다는 말이 나돌고 있으니 중도층은 아마 더 동요가 심할 것이다.

국당의 진짜 먹구름은 윤석열 가족의 비리 혐의에 있다. 경찰이 도이츠머스 주가 조작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고 상당한 증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는 장모의 347억 은행 통장 잔고 위조 공판이 열린다. 거기서도 유죄가 나오면 윤석열 체제는 조기에 붕괴될 수 있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츠머스 주가 조작 혐의에는 처와 장모가 동시에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거기에다 윤석열은 이미 수사가 시작된 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 사건 때문에 골치가 아플 것이다. 그밖에도 수십 개의 의혹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런 지옥도 없을 것이다. 홍준표가 그 ‘먹이’를 놓치겠는가? 이이제이, 윤석열은 홍준표가 처리해줄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