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을 동맹으로 만들자는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제안은 무엇을 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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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을 동맹으로 만들자는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제안은 무엇을 뜻하는가
  • 권종상 재미교포
  • 승인 2021.08.0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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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국제관계 전문 잡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그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을 동맹으로 만들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극우들이 뒷목을 잡고 넘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이것은 미국 민주당 정권의 실사구시적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종상 우정공무원(재미교포)
권종상 우정공무원(재미교포)

트럼프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이뤄낸 성과는 있었지만, 그에게 북미관계 개선은 실질적인 성과로서가 아닌 개인의 트로피 정도로서 생각되는 것이었겠지요.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이를 여러가지 차원에서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룩스 사령관의 언급은 이런 바이든 정부의 기조와도 관계가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아마 이 기사는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할 것입니다. 미국이 지금 ‘매우 전향적으로’ 북미 관계를 바라보고 있으며,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창궐의 시대에 미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인 동시에,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압박 정책을 더욱 실질적으로 확실하게 만들어 놓을 방법이기도 한 것이지요.

실제로 브룩스 전 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에 가장 뜨끔한 건 중국이겠지요. 미국의 대 중국 군사압박을 막아주고 있는 북한을 순망치한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는 중국. 자신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면서도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할 입장에 있는 북한. 이들 사이에 미국이 끼어든다고 생각하면 중국으로서는 위기의식을 느낄만도 하지요.

이미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과 회담했던 당시에, 김정일 위원장은 주한미군의 주둔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공언한 적이 있지요. 북한 역시 어떻게든 현재의 엄중한 식량난과 의료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자기들의 상황을 가감없이 밝히는 등 사태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이같은 주장은 지금의 달라진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적인 예라 할 것입니다.

북이 쉽게 동맹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화책이 힘을 얻어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가 종전선언 수준으로 해빙된다고 상상해 보면,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 셈입니다. 북한은 새로운 시장인 동시에 커다란 숙련 노동력을 가진 곳이고, 무엇보다 남북의 철도가 이어지고 물류가 대륙을 통해 유럽까지 기차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된다면 부산은 동북아 전체 물류의 가장 큰 허브가 되겠지요. 게다가 인적, 물적 자원의 교류가 많아져 남북한이 일종의 경제 공동체를 만들게 된다면 한국은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높인 위상을 더욱 확실하고 공고하게 굳힐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프랜차이즈들이 평양에 들어가 분점을 세우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지요.

이렇게 바뀐 세상에서도 아직도 냉전으로 빌어먹고 살려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냉전적 사고와 그 사고 속에 갇혀 있는 한국의 극우들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좌파 딱지를 붙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그 관성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그 세력들이 상당히 높은 포션의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는 게 우리가 극복할 한계다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 시대가 자연스럽게 세월의 힘에 의해 퇴조하면서 이런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문재인 정부가 끝나기 전 김정은의 답방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코로나 방역의 심각성이 크기도 하고. 그러나 우리에겐 과거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김정은 답방과도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남북간 관계 개선 조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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