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현 칼럼] 북한이 군대를 경제건설에 동원하는 것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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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현 칼럼] 북한이 군대를 경제건설에 동원하는 것이 갖는 의미
  • 임옥현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
  • 승인 2021.04.1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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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연구소]

북한 관련 기사를 보면 종종 군대가 건설 현장 등에 동원된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수 등의 긴급 재난에 따른 복구나 모내기 철 일손 부족 시에 대민지원에 군부대를 동원하는 경우는 있으나 북한처럼 건설 현장에 군대를 직접 동원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이에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경제 부문과 가장 어려운 건설 현장에 군대를 앞장세우고 있다. 이렇게 북한이 군대를 경제 건설에 동원하는 것에는 어떤 의의가 있을까?

1. 경제건설에 효과적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북한이 군대를 경제 건설에 동원하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북한의 군대 규모는 외부에는 정확히 알려져있지 않지만, 정규군만 130만 명 정도로 추정될 정도로 크다. 군인들의 나이도 20대 전후로 매우 젊다. 또, 군의 특성상 어떤 집단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하고 조직적이며, 훈련이 잘 되어 있다. 북한은 이렇게 규모가 크고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군대를 경제건설에 직접 투입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북한은 2013년 마식령스키장 건설에 군대를 전격 동원하여 8개월 만에 완료하였다. 마식령스키장은 2014년 1월에 개장하였고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스키장이 되었다. 당시 북한에서는 10년에 걸릴 대공사를 1년 만에 끝내서 이를 “마식령속도”라고 불렀다. 북한에서 “마식령속도”는 단순한 속도전을 넘어 100년 후에도 손색이 없이 창조해나가는 속도를 의미한다. 마식령스키장은 “마식령속도”를 만들어내어 자체 건설뿐만 아니라 이후 건설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북한은 2017년 려명거리를 조성하였다. 려명거리에는 길이 3㎞, 왕복 8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최대 70층에 달하는 44동의 아파트들과 60여 동의 공공건물들이 들어섰다. 북한은 려명거리 초고층 아파트들의 골조 공사를 비롯하여 핵심공사에 군인들을 투입하여 1년 만에 완공하였다. 북한은 려명거리 건설에 대하여 상시적인 대북제재와 북미 간에 첨예한 대결 속에서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하였다.

2. 군대의 정신무장에도 도움이 된다

​흔히 군대가 경제건설에 동원되면 전투력 증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 시간에 훈련을 받는 것이 전투력을 더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투력은 육체적 훈련에 의해서만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군대의 전투력은 육체훈련과 더불어 정신무장에서도 나온다.

​북한은 4대강군화노선에서 첫 번째로 ‘정치사상강군화’를 표방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5년 2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혁명군대의 첫째가는 위력은 사상과 도덕의 위력이며 백두산총대의 승리의 전통은 무기만능론을 사상만능론으로 타승한 전통”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북한은 군대의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

​군대는 국토를 방위하고 주권을 지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군대의 사명감은 애국심에서 나온다. 애국심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국가의 재부를 자신들이 직접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즉, 군대가 국토 안의 주요 시설들을 자신들이 직접 만들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한 애국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경제건설에 군대를 동원하면 군대의 정신력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3. 군민단결에 도움이 된다

​현대전은 군대만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총력전의 양상을 띤다. 국민과 군대의 단결이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건 전시에서만 아니라 평시에서도 통용된다. 군대가 국민의 적극적 지지를 받아야 국가는 내부적으로 체제가 안정되고 외부적으로 자주권을 지켜갈 수 있다.

​세계 최강국이라 하는 미국과 상대하는 북한의 경우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이민위천”, “자력갱생”과 함께 핵심구호로 “일심단결”을 제시하였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일심단결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리고 일심단결의 구현방도 중 하나로 군민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군대가 국민을 위해 헌신복무하고 국민은 군대를 믿고 따르며 적극 지지함으로써 군민단결이 실현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군대의 헌신복무는 조국을 수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포함한다. 군대가 앞장에서 국민의 경제생활을 책임지고 보장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가 쌓이게 되고 이것이 군민단결로 이어지는 것이다.

4. 결론

​북한은 자기 체제를 지키고 군대 태세를 강화하는 데에서 군대를 경제건설에 동원하는 것에 상당한 의의를 두는 듯하다. 북한 군대가 국가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다른 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군대는 국토 수호 방위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북한에서 군대는 일반 군대의 기본 임무를 넘어서 북한에서 말하는 “혁명과 건설”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북한이 군대를 경제건설에 동원하는 것도 이런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북한에서는 경제건설도 군대의 기본 임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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