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월봉 굿당을 보며 우리 문화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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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월봉 굿당을 보며 우리 문화를 생각한다.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1.03.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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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을 모르면 미래가 없다.
일월봉 굿당

영산으로 알려진 계룡산자락 온천리 계곡에 김 모씨(68세)는 2013년 5월경, 일월봉 굿당에 둥지를 틀었다. 무속인인 아내와 일월봉 굿당을 운영하기 위함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용하다는 입소문과 친절과 정성이 더해져 인적의 발길이 드문 이곳에 굿을 하고 기도하려는 보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5년의 계약기간은 너무 짧았다.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2년 6개월의 법정다툼을 마치고 2021년 2월 집주인이 신청한 강제경매요청까지 마무리했다. 집주인의 갑질에 만신창이 된 초췌한 모습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 씨는 "불법으로 지어진 기도실 등 불법건축물은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며 분하고 속상한 심경을 토로한다. 집 주인은 굿당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굿은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 전통문화다. 서양문화에 의해 고사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세상의 흐름을 어찌할까?

굿이 왜 민속전통문화인가?

굿은 기원은 삼국시대부터 기록으로 전해지는 종교적인 제의다. 무당(巫堂)은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영매자(靈媒者)역할을 한다. 문헌에 전해지는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 등 제천의식을 비롯하여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기우제와 풍농굿(제), 추수감사제, 해상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굿(제), 마을의 풍요와 평안 등을 기원하는 당산굿(제), 병 치료를 위한 치병기원굿(제), 죽은 이를 위한 천도제 등 민간신앙으로 전해지고 있다.

근본을 모르면 미래가 없다.

우리 조상들은 지혜롭고 근본을 소중히 했다.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되어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민간신앙인 산신의 위치를 불교의 대웅전보다 높은 지대인 산신각(山神閣)에 모셔 자존심을 지켰고 성당은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도록 허용했다. 조상들의 지혜가 빛나는 이유다.

무당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굿은 춤과 노래, 곡예 등으로 신을 불러 인간이 신과 만남의 가교역할을 하며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여 부정을 물리치고 무병장수와 소원성취, 그리고 죽어서도 좋은 세상에서 영생할 수 있도록 기원한다. 이것이 백의민족 동이족의 전통문화이다.

근본(根本)은 뿌리를 가리킨다. 뿌리 없는 나무가 생존할 수 있는가? 우리 조상들은 가문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가문은 그 집안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외래종이 상륙하면 천적이 없어 토종이 멸하는 경우가 있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외래문화는 5천년 역사의 고유문화를 소멸위기로 몰고 있다. 인권을 부르짖으며 스스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다. 애완견보다 못한 삶을 사는 사람도 무지기수다.

다산 신채호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유태인은 자신들의 역사서인 구약성서를 삶의 생활로 실천한다. 작은 나라, 적은 인구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감나무는 당대에 삶을 마무리한다. 감 씨는 고염나무로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우리문화를 미신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비록 김씨(논산시 은진면 와야2길)와 그의 아내(무속인)는 일월봉 굿당에서 면면이 이어오던 전통문화의 발길을 접어야 했다. 소중했던 지난날의 인연(보살님)들과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우리문화인 무속신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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