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순 의원, ‘어린이집 두동강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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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순 의원, ‘어린이집 두동강 막아달라’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1.02.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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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읍 석남리 도로공사로 미리암어린이집 존폐위기...“공사 중단·우회로 내놓아야”

공주시 유구읍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어린이집이 도로 공사로 인해 소음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처지에 놓이자 시의원이 긴급 해결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공사가 강행되면 어린이집 운동장이 2개로 쪼개지고 최악의 경우 시설 폐쇄 가능성도 높아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공주시의회 국민의힘 정종순 의원은 22일 열린 22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유구읍 석남리 293-2번지 인근 ‘소로2-75’ 확충 공사가 그대로 강행될 경우 해당 지번에 놓인 미리암어린이집 앞마당이 파헤쳐진다"며 "이로 인해 유구읍에 단 하나 남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되면 아이들은 오갈 데가 없다. 이것이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공주시의 '아동 친화' 정책인가"고 따졌다.

정 의원은 어린이집 인근 지도를 펼쳐 보이며 "도로가 만들어지고 대형 물류 차량이 이곳을 질주하게 되면 어린이들은 소음과 미세먼지에 갇혀 안전과 자유를 박탈당할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의 생필품 등 편의시설을 연결하는 도로는 이미 충분히 넉넉하다. 유구전통시장에서 색동수국정원까지도 걸어도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안전하게 놀고먹고 자며 즐길 권리가 있다. 우리 누구도 미래세대인 그들의 소중한 기본권을 침해할 자격도 없다”라며 “몇 명 안 되는 아이들 때문에 유구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식의 불만은 어른들만의 이기적 편의주의 일뿐”이라고 거듭 짚었다.

지역 상권 발전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로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도로가 지나치게 잘 뚫릴 경우 유구를 둘러보기는커녕 그대로 스쳐 지나갈 뿐"이라며 공주시의 책임 있는 자세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지역에서는 현재 주민들간에도 도로확충이 필요하다는 쪽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태다.

다음은 5분발언 전문이다.

20년 전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공주에서 피해는 아이들이

 

안녕하십니까. 공주시의회 정종순 의원입니다.

먼저 발언기회를 주신 존경하는 이종운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시장님이하 관계 공무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11만 공주시민과 공주시 아동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나왔습니다.

이 문제는 1998년 고시된 ‘공주시 도시계획시설(도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86년 공주군에서 시로 승격되며 지방의 작은 농촌형 도시에서 발전하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정돈된 교통망 확충은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 계획 속에 들어있던 ‘소로2-75’가 20년도 더 지나서 이제라도 시행된다는 기쁜 소식에 예상외로 유구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호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도로는 유구에 단 하나 남은 어린이집의 운동장을 가로지르기 때문입니다.

이 지도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어린이집 바로 옆에는 지난 12월에 개설한 공동육아나눔터도 있습니다. 오른쪽 가장 큰 건물은 유구 농협 하나로마트, 푸드플랜매장, 물류창고, 공영주차장까지 꽉 차 있습니다.

현재 이 곳은 마트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차량 운행도 아동들의 동선과 겹치지 않아 안전합니다.

다음은 도시계획도로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촘촘하게 짜여진 도로선이 보이시나요?

어린이집 쪽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도로 하나가 어린이집과 농협 물류창고 사이를 가로지릅니다. 앞으로 이 도로가 깔리면 누가 이용할까요?

저는 가장 먼저 농협 물류창고의 탑차가 연상됩니다.

만0세부터 만5세까지 다니는 곳이 어린이집입니다. 낮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고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은 안전하게 먹고, 자고, 충분히 놀 권리가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그동안 이 어린이집의 아동들은 찻길을 건너는 일 없이 매일 이 잔디밭에서 충분히 안전하고 여유롭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용한 낮잠시간도 보장받았습니다.

이제는 이 조그만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하려면 탑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야 합니다. 소음과 미세먼지가 종일 발생하게 되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는 이 도로 하나로 유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한 구역을 빼더라도 이미 마트를 연결하는 다른 도로들이 둘러싸고 있으며, 유구전통시장에서 색동수국정원까지는 걸어도 10분이면 닿는 거리는 관광객의 편의성을 위한다는 이유도 설득력을 잃습니다.

도로가 너무 잘 뚫려 있으면 수국정원을 갔던 관광객이 유구읍내를 돌아볼 필요 없이 바로 유구를 벗어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입니다.

90년대 어린이집 주위가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 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동안 주변에 다른 도로들이 충분히 확보되었으며, 그 때 없던 대형 마트까지 세워졌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정책도 당연히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도 이 도로를 건설해야 하는 이유가 타당하고 움직일 수 없다면 공주시는 어린이집과 아동들을 위한 추가 대책을 세우고 협의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 설득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공주시가 져야 합니다. 그러나 공주시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을 안에서 협의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한 쪽에서는 ‘몇 명 안되는 아이들 때문에 유구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불만이나 ‘아이들이 공주의 미래라면서 아무도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좌절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이런 식의 행정을 겪고 난 부모님들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젊은 부부, 특히 아이가 어린 가족들이 세종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물론 교육입니다. 그러나 질보다 더 우선하는 이유는 안전입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가 다 들어가 있으니, 내 아이가 찻길을 한 번도 건너지 않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세종의 콘크리트 도시에서 더 잘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화된 도시 공주에서 우리 아이들은 계속해서 소수자의 위치에 있을 것입니다.

다수의 이익에서 영원히 비껴갈 아동들의 권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정책결정권자는 시청에 있는데 예산이나 계획 수정에 권한이 없는 주민들을 한 방에 몰아넣는 것은 ‘소통’을 가장한 ‘폭력’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의 등을 공주 밖으로 떠밀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라는 것!

그것을 깨닫는 것이 공주시 인구정책의 가장 기본이라고 본 의원은 감히 주장합니다.

공주시의 책임있는 자세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저의 발언을 경청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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