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프레임 씌워라”…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전략 문건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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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프레임 씌워라”…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전략 문건 파문
  • 아이엠피터
  • 승인 2021.02.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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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와 여당에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를 준비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4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을 대비해 질의 의원들에게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보고서를 배포했습니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질문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반기업, 반시장경제, 반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집중 필요”를 강조했습니다.

문건에는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이 필요”하다며 “경제무능, 도덕이중성, 북한퍼주기”로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정부질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파렴치하고 무능하고 친북 정권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지침>
국무위원 변명 시간 허용하지 말고 즉시 중지 요청
정부 측 비논리적 답변으로 감정 격화 유도 시 감정 격화 금지
사례)
질문자: “13차례나 지시를 했는데, 밑에서 하나도 안 따르셨잖아요”
총리답변: “아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는 거냐고요”
질문자: “자 그다음은 방역문제 말씀드릴게요”
총리답변: “의원님,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는 겁니까?”

국민의힘은 질의 의원들에게 정세균 총리 등 국무위원들의 답변 시간을 허용하지 말고 즉시 중지 요청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정부측이 비논리적 답변으로 감정을 격화시키도록 유도하면 따라서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하는 이유는 주요 현안에 대해 정부 측 설명을 듣고, 대책을 함께 마련하자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전략 문건을 보면 대책 마련보다는 정부의 설명을 아예 차단해 정국을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적신호가 켜진 국민의힘

▲아시아경제 여론조사 보도에 따르면 박영선 전 장관이 오차 범위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캡처
▲아시아경제 여론조사 보도에 따르면 박영선 전 장관이 오차 범위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캡처

국민의힘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를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등으로 저급하게 공격하려는 이유는 보궐선거가 당초 예상과 다르게 여당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계속 선두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박영선 전 장관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오차 범위 내에서 안 대표를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야권 단일화로 안 대표와 국민의힘이 서로 힘겨루기와 눈치보기를 하는 동안 여당은 조용히 갈 길을 가면서 지지율을 뺏어 오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의힘은 당선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졌습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국민의힘 후보들끼리 서로 공격하는 등 내분이 벌어지고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이 이슈를 선점하면서 야당이 패배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왔습니다.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가 지자체장들의 성추행 사건 등으로 치러진다는 사실이 점점 사라지면서 국민의힘은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밖에 남지 않은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40%대 회복

▲1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리얼미터
▲1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리얼미터

지난해 35%까지 떨어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가 43.2%로 올랐습니다. 민주당(33.3%)과 국민의힘(30.5%)의 정당 지지도를 보면 오차 범위 내로 비슷합니다.

코로나와 부동산 문제 등으로 계속 추락할 것만 같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되면서 국민의힘에 적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국민의힘은 대정부질문에서 ▲대북 원전 USB, 산업부 문건 삭제 ▲서울,부산 지자체장 성추행 문제 ▲전직 대통령 사면 등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면서 반전을 꾀했습니다.

대북 원전 USB와 산업부 문건 삭제를 통해 북풍을 노렸지만, 정부가 강하게 나오고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v’ 논란으로 오히려 웃음거리만 됐습니다.

성추행 문제도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 문건이 공개되면서 역공을 당하게 생겼습니다.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도 국민들의 여론이 모이지 않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는 아무도 모를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전략이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은 힘을 잃었습니다.

국회에서 열리는 대정부질문은 4일에는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5일에는 경제 분야, 8일에는 교육·사회·문화 분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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