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재와 내각제, 권력의 개념조차 없는 집권당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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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와 내각제, 권력의 개념조차 없는 집권당 일부
  • 권종상 재미교포
  • 승인 2021.01.1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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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각제를 아직도 버리지 못했던 모양이군요. 최근 민주당에는 ‘경보가 켜졌다’고 할 만한 상황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이낙연 대표의 사면 운운도 그랬고… 그러나 이런 상황들 뒤에 ‘여시재’라고 하는 조직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통찰력 있는 벗님께서 쓰신 글을 읽다가 이게 정말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각제가 우리같은 경우엔 맞지 않는 면이 많습니다. 북한과 늘 대치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그 뒤의 중,러와 일본과도 잠재적 적대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제는 늘 신속한 선택을 해야 하는 우리에겐 맞지 않는 거지요.

게다가 일본의 예에서 보듯, 내각제는 일반 국민들에게 정치에 의 무관심을 장려 혹은 강요합니다. 일본이 실질적 1당독재국가나 다름없이 된 것도 결국은 내각제의 탓이 크지요. 그런데 이런 내각제를 왜, 굳이 대한민국에 심으려 하는 걸까요? 그것은 정치 안에 있는 자들이 국민들의 눈을 두려워하고, 최소한 ‘귀찮아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 아닐까요?

벗님의 글을 일독해보시길 권합니다.

시애틀에서…

작성자: 나그네
출처: blog.naver.com/andie0712

여시재와 내각제
-권력의 개념조차 없는 집권당 일부 -

장면 하나

1960년 4월의 빛나는 혁명으로 선출된 장면 내각의 출범을 앞두고 이승만 축출 후 국정을 임시로 맡아왔던 과도 내각의 수반 허정은 신임 총리 장면에게 내각제하에서는 군부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육군 내에서 가장 신망이 높았던 이종찬 장군(허정 과도내각에서 국방장관을 맡아 군의 정치적 중립에 크게 기여)을 새 내각의 국방장관이나 다시 현역에 복귀시켜 육군참모총장으로 기용하라 천거했다.

하지만 군에 대해 무지했던 장면은 뇌물을 쓴 장도영 중장을 참모총장으로, 군 장악력이 떨어질 게 분명했을 민간인 출신 현석호를 국방장관에 기용하면서 허정의 말을 무시했다.

그러나 그 무시의 댓가는 너무도 컸다.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박정희의 5.16쿠데타로 어렵게 세운 민주정권은 단명했으니까.

이후 다시 헌법다운 헌법을 갖추는 데 26년, 더 나가 수평적 정권교체까지 걸린 시간만 무려 37년이나 소요되며 우리의 현대사는 어렵고 힘들게 빙 돌아가야만 했고 무수한 피가 민주화의 제단에 바쳐져야만 했다.

민주당은 이 나라 헌정과 역사 그리고 주권자인 시민들에게 실로 씻을 수 없는, 큰 과오를 범했고 평생을 다해도 못다 할 엄청난 빚을 졌다.

쿠데타가 성공한 후 1년이 지나 쿠데타의 주역들이 다시 모인 어느 자리에서 박정희는 이렇게 토로했었다고 한다.

“만약 이종찬 선배가 장면 정권하에서 육군참모총장이나 국방장관에 계셨더라면, 과연 우리가 혁명(?)을 시도나 할 수 있었을까? ”

‘군이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고 누구보다 군내 신망이 높았으며, 군 장악력이 뛰어나 허정 과도내각에서 국방장관을 맡자마자, 이승만 시절 내내 승승장구했던 백선엽 대장을 포함한 군내 적폐 인사들을 신속히 용퇴시킴은 물론 3군의 총장들을 모두 모아놓고 군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주의 수호를 서약시켰던 이종찬이었다.

만약 그런 상관의 밑에서 계급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던 박정희가 무모한 도박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결국 장면은 허정의 충고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군을 전혀 몰랐기에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스스로 망치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대죄를 범한 것이다.

장면 둘

현재 내각제를 채택하고 이를 비교적 잘 운영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바로 육군이 주력이 아닌 나라들이며 또한 행정부와 입법 사법부가 몰려있는 수도 인근에 육군이 배치되는 일도 거의 없다. 대표적인 내각제 국가인 영국과 일본 모두 해군이 국방의 관건인 나라들이며 대다수 영연방 국가들 역시 육군이 군의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는 구도하에서 내각제를 운용한다.

또한 이 나라들은 대개는 입헌군주제여서 국가와 국민통합에 있어서 굳건한 상징 혹은 구심점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하는 내각제 국가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도 워낙 육군 상비군이 적어서 이들은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형편이 전혀 못 된다.

반면 육군이 군의 주류인 경우, 내각제를 채택하면 바로 태국처럼 심심하면 육군의 쿠데타가 발생한다.

스페인이 민정이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군부의 반란시도가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당시 국왕 카를로스가 목숨을 걸고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면 스페인의 민주화는 도로 없던 일이 될 뻔 했다. 내각제를 채택하면 행정부의 군 장악력은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언제든 내각 불신임과 의회 해산으로 행정 권력이 자주 교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가 바뀔 때마다 군의 인사가 이뤄질 경우, 군 수뇌부는 인사관리에서 허점을 노출하거나 군내 알력다툼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따라서 육군이 군의 주류이거나 수도권에 병력이 집중된 나라의 경우,내각제를 채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전혀 군을 통제할 수 없게 되거나 군이 딴 생각을 품기에 좋은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제공한다.

장면 셋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던 촛불 시민의 목소리가 거세지던 2016년 12월 추미애 당시 제1야당 대표가 갑자기 계엄령 선포 가능성과 군의 친위쿠데타 혹은 정치개입을 우려하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집권당과 청와대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며 이를 극구 부정했지만, 후일 드러난 기무사계엄 계획안에는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의 묵인하에 정상적인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을 불법으로 배제하고 육참총장을 계엄사령관에 앉힘과 동시에 최정예 기계화사단과 공수여단을 총동원하여 전국적인 비상계엄을 추진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로써 탄핵이 인용되어 그 직에서 파면되었음에도 3일간이나 청와대를 불법 점거했던 박근혜가 내심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드러났다. 그녀는 자신을 나락에서 구원해줄 친위세력들의 봉기를 애타게 갈망했던 셈이다.

장면 넷

후기 조선 250년 동안 권력을 독점했던 서인 노론은 흔히 물실국혼(勿失國婚)과 산림우대로 권력을 유지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실 서인 노론의 가장 든든한 권력 뒷배는 훈련도감과 5군영 그리고 내금위장의 자리를 철저하게 노론의 무인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조선의 대표적인 무인가문인 능성구씨 집안은 노론에 충성을 다하면서 긴 세월 영화를 누릴수 있었다. 마지막 개혁 군주 정조가 기존 5군영 대신 자신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을 키웠던 이유도 2백년 간 유지된 노론의 군 장악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언제는 노론의 무력이 자신을 폐주로 내몰 수 있음을 너무 잘 알았기에. 또 한 노론도 이를 알았기에 정조가 죽자마자 장용영을 바로 혁파했다.

공개질의

흔히들 이제 군의 정치개입이나 군사반란의 시대가 끝났다고 착각하는 집단들은 불과 4년전 또다시 군부가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반란을 모의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내심 내각제를 원하는 집권당 내 무리들에게 공개적으로 묻는다. 당신들이 내각제를 주장하거나 선호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뭐라고 할 의사는 전무하다. 하지만 내각제를 실시해서는 절대 안 되는, 현재 대한민국의 군 현실과 상황에 대해서 당신들은 어떤 대안이나 복안, 혹은 보완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꼭 좀 들어야겠다.

70년이 넘게 육군이 압도적인 우위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부족해 수도권에 대전복 친위부대가 덕지덕지 밀집 주둔하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내각제를 채택하는 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여시재를 드나드는 무리들이 왜 내각제를 가슴에 품게 되었는지 나름의 명분과 이유를 들어봐서 모르는 바 아니지만, 권력을 유지하는 기본에서 군사력과 정보력을 통제하는 힘을 약화시키거나 방기하는것은 60년대 장면만큼이나 순진하고 위험하다는 걸 정녕 모르는가? 미적분과 고차원 방정식을 풀려고 해도 사칙연산의 기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치와 통치행위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군사력을 통제하는 기본조차 모르면서 무슨 통치제도의 전환을 운운하는가? 도대체 홍석현과 기득권 무리들에게서 무슨 유혹을 받았고 뭘 내락받았길래 이런 뜬금없는 나눠 먹기에 동참하게 된건가?

민주당의 흑역사 중에 군에 무지해서 삽질했던 사례는 장면 하나로 족하다. 2016년 겨울, 군부가 몰락해가는 청와대와 무엇을 논의하고 있었는지 보고도 아직도 안이하게 이제 군사반란의 시대가 끝났다 생각하는가?

기무사는 그저 안보지원사령부로 이름만 바뀌었고 이명박근혜 정권하에서 정치에 개입했던 사이버사와 기무사 그리고 정보기관들의 하수인들이 모두 원대로 복귀한 상황에서도 그런 한가하고도 팔자 좋은 소리가 나오시는가?

제대로 군구조를 개혁하고 특히나 수도권에 밀집한 친위대 구조를 전혀 손도 대지 않고서 내각제를 운운하고 바라는 당신들의 무지와 무개념을 보면서 장면이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싶어 모골이 송연하다.

대통령이 신뢰하는 학군단 출신 신임 육참총장을 존댓말을 운운하며 하극상을 일으킨 부사관이 나왔다.

이게 우연일까?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보면서 자살한 제레미 버다 미해군 참모총장이 오버랩된다. 그이도 애너폴리스 해사 순혈이 아닌 수병출신 해군 대장이었다. 이미 강제전역을 시켜 마땅했던, 박찬주보다 더한 육군의 또라이 오브 또라이 윤의철이는 어느새 3차 중장보직까지 받아가며 합참차장으로 군에 남아있다.

이 작자 비호하는 인간이 바로 너 양정철 맞지? 이건 하나로도 넌 대통령에게 죽을 죄를 진거야 알아?

이러한 일련의 군에 대한 무지와 무개념의 소산에서 비롯된 삽질을 거듭하고 있는 당신들이 지금 내각제를 운운한다는 건 이낙연 대표가 사면을 입에 담았던 것보다 더 어리석은 자폭이자 자해다.

군이 전반적으로 바뀌지 않았고 문민통제의 바탕이 아직도 완전치 않은 지금 민주당 내에서 내각제를 운운하는 놈이 바로 배신자고 개혁의 걸림돌이며 수구기득권들의 세작이자 부역자임을 분명히 해둔다.

분명하게 단언한다!

앞으로 당내에서 내각제 운운하는 자들이 바로 수구 적폐와 내통한 세작이자 부역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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