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참회하라”… 검찰개혁 외치는 종교인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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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참회하라”… 검찰개혁 외치는 종교인들의 목소리
  • 권종상 재미교포
  • 승인 2020.12.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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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애써 외면하는 언론

우리 사회가 그나마 지금처럼 민주화가 될 때까지 겪어야 했던 일들은 참담한 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분단의 상황은 독재자들과 그들에 빌붙어 기생하는 세력들에게 인권을 짓밟고 그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는 명분을 주었고, 그런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도 진정한 종교인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모든 부조리의 근원이 분단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고자 목소리를 높였던 문익환 목사, 87항쟁 당시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학생들을 체포하려고 했던 경찰에 맞서 “그들을 체포하려면 여기 있는 신부님, 수녀님과 나를 밟고 가야 할 것이다”라며 독재권력에 당당히 맞섰던 김수환 추기경, 역시 6월항쟁 당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내란음모까지 뒤집어쓰며 수감됐던 지선 스님 같은 분들이 역사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을 들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는 또 다른 나라가 돼 있었겠지요.

얼마 전부터, 다시 이런 분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검찰개혁을 화두로. 광야에 울려 퍼지는 선지자의 목소리로 이들이 이야기하고 소리칠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이는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놀란 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언론의 태도입니다. 과거 종교인들이 이렇게 나서 시국 문제를 이야기하면 언론이 과거엔 이를 크게 다뤄주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여기에 대해 입을 닫거나 혹은 다루더라도 그 사안의 비중에 비교했을 때 아주 작게 보도하고 있더군요.

공수처 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 현장을 보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에 여상규가 법사위원장이었을때도 언론이 저랬었나 하고 한번 들여다보게 되는데, 웃길 뿐이지요. 그 과정에서 주호영이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고 소리를 질렀다는데, 너희 선배들이 한밤중에 국회에 몰래 나와서 악법들을 통과시키고 한 걸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아무튼 공수처 관한 법률의 통과에 한발 다가감으로써 검찰개혁에도 역시 한발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아무튼 종교계가 다시 전면에 이렇게 나섰다는 것은 진정한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검찰, 그리고 언론에 대한 경고이며, 검찰개혁이라는 화두가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검찰은 귀 기울이고 참회하십시오.

검찰의 긍지를 갖고 일하는 정의로운 평검사들을 몇몇 정치검사가 욕보이고 있는 이 상황은 절대 정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수사권을 포기하고 기소만을 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그런 검찰에 빌붙어 단물 빨고 있는 언론은 참회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사라질 운명이라면 빨리 없어지는 게 세상을 도와주는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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