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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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11.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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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샛길’은 없다.

【팩트TV-이기명칼럼】노무현 대통령이 생존해 계실 때 내가 책을 냈다. 그때 주신 제목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다. 이런저런 제목을 너덧 개 보여드렸는데 추천한 것이 바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어떠냐는 표정을 하시는데 두말없이 오케이. ‘제목 값은 없습니다.’ 함께 웃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참으로 살기 좋을 세상 같다. 왜냐면 상식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상식이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판단 기준으로 난 생각하고 있다.

요즘 내 글이 거칠다. 늘 화가 목구멍까지 차 있다. 상식을 버릴 때가 많다. 며칠 전 아침에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글이 사나워진다는 탄식에 ‘너무 사납게 하지 마세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의 문자다. 이 대표도 그렇게 느끼는 모양이다. 왜 느끼지 않겠는가. 쓰는 내가 가장 먼저 느낀다.

딸이 시인이다. 딸도 같은 말을 한다. 아빠 글이 전에는 참 고왔는데 요즘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다. 너무 잘 안다. 그러나 도리가 없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들이 너무 날 못 견디게 한다.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야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니 긴 얘길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치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으니까.

 

■좋은 정치인을 국민이 도와야 한다.

내가 돌아가신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후원회장인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난 그분의 후원회장이였다는 사실을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산다. 내가 입맛이 좀 까다롭다. 지금 나는 두 분 국회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강서병 한정애 의원과 동작갑 김병기 의원이다. 두 분 모두 훌륭한 의원이다.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

또 한 분. 나는 지금 또 한 분을 돕고 있다. 그게 누구냐는 것은 이미 언론은 통해서 보도됐기 때문에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인물이라고 누굴 돕고 말고 하느냐고 웃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단할 거야 뭐가 있겠는가. 그러나 한 가지만은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내가 벼슬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도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말해 보라고 했다.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정성을 다할 수는 있지만 난 능력이 없다. 정성도 매우 중요하다.

총리 취임 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한 말이 있다.

‘선생님이 제게 요구하시는 것은 정치 잘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미 결심하고 있었다. 그래. 도와 드리자. 노무현 대통령에게 했듯이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낙연 의원에게 한 약속이 아니고 나 자신에게 한 약속이다. 약속이 실패할 수는 있어도 어기지는 않는다. 내 소신이다.

(사진출처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사진출처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왜 이낙연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이낙연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이었다. 노무현 당선자와 언론관계가 매끄럽지 않아서 내가 조언했다. 대변인과 자주 만났다. 어느 날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좀 그런 인사가 내게 제안했다.

‘회장님도 이제 정치를 해야 하니 정치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자기가 주선할 것이다.’

거래하자는 것이다. 날 잘못 봤다. 대변인에게 말했고 그분은 떠났다. 지금 독방 신세다. 신뢰란 이렇게 생기는 것이다.

 

■눈물 나는 기억들

어둠이 깔리는 황혼 무렵. 삼륜차 한 대가 마당으로 들어온다. 차 위에서 청년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누군가. 노무현 후원 회원들이다. 그들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무현! 노무현!” 차 위에서 외치고 차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외친다.

차가 멈추고 차에 실려 있던 마대자루가 내려진다. 무겁다. 그리고 마당에 깔린 멍석 위로 쏟아지는 동전들. 거짓말처럼 작은 산을 이룬 동전들. 무슨 동전인가. 전국의 노사모 회원들이 모은 동전이었다. 노무현 후원금이었다.

멍석에 쌓여있는 동전을 바라보는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저 동전 한 닢 한 닢에 어려 있는 염원이 있다.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통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비원이다. 나는 전국을 다니며 그들의 비원을 들었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동전을 세고 있다. 노인 한 분이 나타난다. 가슴에는 돼지저금통을 안고 있다. 거제도 섬마을에서 어부를 하는 어르신이다. 노무현을 생각하며 한 푼 두 푼 모은 것이다.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저금통을 안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노무현은 그렇게 정치를 했고 우리는 그렇게 그를 도왔다.

 

■점쟁이가 따로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하신 말씀이 있다. 어떻게 사람을 알아보느냐는 것이다. 칭찬인가. 꾸중인가. 정치인은 사람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그럴 것이다. 누구나 국민이고 모두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다르다. 나쁜 인간들에게 잘해 줄 필요가 없다.

날 싫어하는 사람이 참 많다. 쓴소리 잘하기 때문이다. 아내도 말한다. 왜 뾰족하게 사느냐는 것이다. 나도 그게 결점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안 되는 걸 어쩌랴. 그렇게 살아왔고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 것이다. 나도 못되게 산 적이 있다. 이제 죽어도 그렇게는 안 산다고 맹서했다. 힘들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힘드시죠. 견디셔야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습니까. 선생님은 새로운 지도자를 돕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저를 돕고 있습니다.’

기레기들이 내게 묻는다. 좀 편하게 살면 좋지 않으냐고. 무슨 의미인지 잘 안다. 기레기들 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천만에다. 미워할 만 하면 미워해야 한다. 왜 오늘의 한국 언론이 이 지경이 됐는가. 한국 언론이 신뢰도는 세계 꼴찌다. 한국 정치가 국민에게 욕을 삼태기로 먹는 이유도 언론 탓이라고 믿는다. 그들 자신도 잘 알 것이다. 알면서 못된 짓을 하니 벼락을 맞아도 따블로 맞을 것이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부끄럽게 살았다.

죽을 나이 됐으니까 사람 바뀌었다고 욕을 해도 좋다. 변하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낫다. 한국 정치도 바뀌기를 두 손 모아 빌고 또 빈다.

우리가 매일 겪는 경험이 있다. 차를 타는 것이다. 버스도 타고 택시도 탄다. 난폭운전자나 미숙한 운전자를 만나면 얼마나 불안한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정치도 그렇다. 잘못된 정치지도자를 만나면 고생하는 것은 국민이다. 잘못 골랐기에 국민이 고생했다. 두 눈 크게 뜨고 살펴야 한다.

 

■정치에 ‘샛길’이 있는가

정치가 잘못됐다고 비난을 한다. 그럼 안 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보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는가. 자고 깨면 보아야 하는 정치다. 비난하면서도 보며 살아야 한다.

방법은 무엇인가. 바꿔야 한다. 누가 바꾸는가. 국민이 바꾼다. 국민이 잘못 선택해서 불행해진 정치지도자들이 있다. 국민도 책임이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최소 2년간 자리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 검찰총장 임기제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는 총장에게 임기를 보장해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도를 가야 한다. ‘샛길’로 빠지는 공직자가 있다. 이를 막아야 한다. 국민이 해야 한다. 국민은 할 수 있다. 샛길을 막아라. 국민의 힘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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