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인간은 얼마나 참회하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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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인간은 얼마나 참회하고 사는가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09.2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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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할 말이 없다.

【팩트TV-이기명칼럼】자주 글을 쓰는 편이다. 이 나이에 무리라고 주위에서도 말한다. 나 자신도 인정한다. 그러나 글 쓰는 것밖에는 내 생각을 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욕도 많이 먹을 줄 알고 있다. 실제로 넌 얼마나 깨끗하게 살기에 맨날 공자님 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꾸짖는다. 미안하다.

글을 쓰다가 어느 대목에서 멈춘다. 다시 한번 읽어본다. 읽는 사람의 심기가 많이 불편할 것이다. 알면서도 쓰는 이유는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함께 반성하고 참회하자는 같은 배를 타자는 공동의 참회다.

 

■어떻게 살아왔느냐.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나의 과거를 안다. 아주 잘 아는 친지들도 있다. 친지들은 아마 웃을 것이다. ‘미친놈’ 하면서 속으로 웃을 것이다. 욕을 먹어도 싸다.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욕을 먹을 날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욕을 먹지 말고 바르게 살아야지. 속으로 몇 번씩 다짐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마음속으로 약속만 한다.

참으로 힘이 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놈의 코로나19 등살에 전 세계가 힘들고 우리 경제는 더욱 등골이 휜다. 온종일 코로나 방송을 보기도 이제는 지겹다. 거기다가 우리는 더욱 힘든 것이 있다. 정치다. 또 그 얘기냐 하겠지만 사실이 그런데 도리가 없지 않으냐.

내가 여당과 가까우니까 모든 게 야당 탓이라고 할 줄 알겠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옳은 말이고 바른 처신이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올바른 정치인의 행동과 말을 들으면 그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없다. 아마 국민들은 그럴 것이다. 오늘의 정치인 중에 제대로 정신이 박힌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그러나 아니다. 잡초 속에서 화사하게 웃고 있는 한 송이 꽃이 더욱 아름답다. 진흙 속에 묻혀 빛나는 보석이 더욱 귀하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피감기관 1천억대 공사수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이미지 출처 - 팩트TV 영상 캡처)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피감기관 1천억대 공사수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이미지 출처 - 팩트TV 영상 캡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국민이 알고.

삼국지에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제갈공명을 꼽는다. 그를 꼽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애국심이다. 삼국지에 보면 그는 삼국을 통일할 수 없음을 알았지만, 유비에 대한 충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가 오장원에서 쓴 유서는 애국심으로 가득 차 있어 읽는 사람의 가슴을 울린다.

진실을 알 길은 없지만 적토마는 명마다. 한데 여포가 타다가 죽었을 땐 먹이를 먹더니, 관운장이 죽자 먹이를 끊고 죽었단다. 충신은 우리에게 없는가. 우리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애국자는 없는가. 왜 없겠는가.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애국을 배웠다. 애국자를 배우고 반역자도 배웠다.

지금은 열린 세상이다. 국민들은 열린 세상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국민은 속이 상한다. 왜 좀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잘 좀 해 줄 수는 없는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정치는 시끄럽고 국민은 열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왜 이미 통과된 공수처법을 결사적으로 방해를 하는가. 법을 수호하고 불의를 척결하는 검찰도 국민이 얼마나 욕하는지 잘 알 것이다. 왜 ‘검새’라고 욕먹는지 이유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창피하지 않은가. 욕먹으려고 검찰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검찰총장 장모는 뭐 하는 여자냐.

민주당은 또 뭐 하고 있는가. 왜 공수처가 낮잠 자게 만드는가. 뭐가 겁나서 국민이 절대 다수의석을 만들어 주었는데도 질척거리는가. 대통령도 나섰다. 참모들은 뭘 하고 있는가. 대통령이 나서기를 기다렸는가. 권력의 남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라져야 한다. 실패하고 내년 4월에 땅을 치지 말라.

 

■국민의 심판은 무섭다.

푸르른 하늘 아래 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없다. 전번 칼럼에 몇몇 정치인을 아프게 질타했다. 몹시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평소에 가까운 정치인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해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동의할 수 없는 처신들이다.

인간이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한다. 맞다. 완전무결한 인간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을 빌어야 한다. 무슨 변명이 그토록 구차한가. 박덕흠 얘기다. 솔직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김종인이 이럴 때 지도자 노릇 좀 해야 한다. 주호영도 알만한 정치인 아닌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기 자신이 아는데 어디다 구구한 변명인가. 당장 집에 가 보라. 가족들 얼굴을 무슨 낯으로 쳐다 볼 것인가.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운 3천억이란 엄청난 돈이 국민들 입에 오르내린다. 박덕흠의 혐의다.

 

■국민이 불쌍하지 않은가.

어차피 오늘의 한국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좌우한다. 새삼스럽게 왜들 그 모양이냐고 비난해 봐야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국민이 매달릴 곳은 어디인가. 죽으나 사나 정치다. 불쌍하지 않은가.

차라리 국회가 싹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끔찍한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국회가 있으니까 욕이라도 한다. 국민이 욕을 해도 해도 안 되면 뭘 할 수가 있는가. 촛불 들고나오는 것을 기다리는가.

어떤가. 한국의 대단한 정치인들은 국민이 켜 들고 나온 촛불 앞에서 초라하게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은가.

그 모습은 죽어도 보기 싫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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