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이버사 ‘블로그’ 가보니 19금 동영상에 일베 콘텐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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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이버사 ‘블로그’ 가보니 19금 동영상에 일베 콘텐츠까지
  • The 아이엠피터
  • 승인 2017.11.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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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2012년 대선 직후 네이버에 개인 블로그를 집중적으로 개설한 뒤 정치 공작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공개한 ‘2013년 1월 자가 대외활동 예산집행 증빙서류(특별취급 문건)’ 문건을 보면, 공작에 개입한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 115명은 계급과 성명, 사이트명, 블로그명과 함께 작전지역을 기재한 뒤 매달 25만 원씩 수당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1월 작성된‘현금 수령 확인내역’을 보면 심리전단 지휘부에 25만 원(1명), 1과(부대 지원업무)에 375만 원(15명), 1대(국내정보 수집)에 625만 원(25명), 2대(댓글작전 수행)에 1,225만 원(49명), 3대(동영상 등 매체제작)에 275만 원(11명), 4대(해외정보 수집)에 350만 원(14명) 등 총 2,875만 원이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요원들에게 지급됐습니다.

국군 사이버사 요원들이 개설한 블로그는 네이버 108개, 다음 5개, 네이트 1개, 판도라 1개로 밝혀졌습니다.

작전지역이라고 명시된 곳을 보면 자가(자택) 78곳, 관사 21곳, 레스텔(군 복지시설) 16곳이었으며, 주간이나 근무일에는 사무실에서 댓글 공작을 야간이나 휴일에는 주거지에서 블로그를 이용해 정치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사이버사 운영 블로그 찾아 가보니

아이엠피터는 현금 수령증 명단에 있는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개설한 네이버 블로그를 확인했습니다. 대부분 블로그가 폐쇄됐거나 비공개로 포스팅이 모두 삭제됐지만, 일부 블로그는 아직도 남아 있었습니다.

찾아낸 블로그는 사이버사 군무원 7급 박모씨가 운영하는 ‘헬로미미스토리’ 와 9급 최모씨가 운영한 ‘바퀴벌레의 유지보수반’ 이었습니다.

심리전단 박모 요원이 운영한 헬로미미스토리의 프로필을 보면 ‘뷰티, 셀프네일, 고양이, 책, 북한, 국방, 군사, 안보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블로거로 되어 있습니다. 심리전단 최모 요원 또한 ‘IT, 기계,밀리터리 정보를 다룬다’ 고 소개돼 있었습니다.

최모 요원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 날은 2012년 8월이었고, 박모 요원은 2011년 7월이었습니다. 최모 요원은 사이버사 활동 시작과 동시에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박모 요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블로그를 사이버사 공작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19금 동영상에 일베 콘텐츠까지 활용한 사이버사 블로그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이 운영한 블로그 콘텐츠의 대부분은 맛집, 뷰티, IT와 19금 동영상과 사진 등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거나 관심을 끌 만한 미끼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모요원의 ‘헬로미미스토리’ 를 보면 ‘셀프네일’, ’코스메틱’ 과 ‘이벤트’ 등 여성들의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최모 요원의 ‘바퀴벌레 유지보수반’ 에는 ‘전효성 가을 화보’, ’가슴에서 미사일 발사될 기세’, ’팬티로 머리 묶기’, ’러시아 여성 사진’ 등 19금 동영상이나 사진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블로그를 보면 인기 유행 콘텐츠 사이에 정치 공작 글을 포함해 놨습니다. 특히 정치, 종북, 북한 관련 포스팅을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논조로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이 운영했던 ‘바퀴벌레 유지보수반’ 을 보면 ‘멸공특집 코리아 스폐셜, 종북의 눈물’ 이라는 일베 제작 콘텐츠가 있습니다. 박근혜씨가 판사로 노무현 대통령을 종북이라며 호통치는 이미지로 전형적인 종북몰이 정치 공작용이었습니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까지 이어진 사이버사 활동

국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은 2012년 대선 전후로만 블로그를 운영한 것이 아닙니다. 찾아낸 심리전단 요원의 블로그를 보면 박근혜 정권 이후에도 활동한 것으로 나옵니다.

일베에서 박근혜씨와 육영수 여사를 합성해 만든 이미지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북한이 불쾌할 정도로 성공적이랍니다’와 같은 박근혜 정권을 찬양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사이버사의 활동을 직접 보고 받았다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 연관 콘텐츠도 여러개 있었습니다. ‘국방부 장관 비난 삐라 살포’ 와 ’종북좌빨을 바라보는 김관진 장관의 표정’ 등의 콘텐츠를 통해 마치 김 전 장관을 북한에 대응하는 강력한 존재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국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이 올린 ‘북한이 해킹한 아이디로 국내 여론 조작하고 사이버 테러’ 라는 글을 보면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하면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실상이 이랬네요’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19금 동영상이나 일베 콘텐츠가 아니라 강력한 보안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실상이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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