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훈 칼럼] 명‘코로나 테러’ 전광훈을 키운 적폐 바이러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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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칼럼] 명‘코로나 테러’ 전광훈을 키운 적폐 바이러스들
  •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0.08.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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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연구소] 광복절 75주년이었던 지난 8월 15일,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이 광화문광장에서 주도한 ‘코로나 테러’가 대한민국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날 집회를 계기로 확진자는 전국으로 퍼져 24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만 삽시간에 800명을 넘었다. 방역망에 거대한 구멍을 낸 바이러스 재확산의 주범-‘슈퍼전파자’ 전광훈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드높다.

​광화문에서의 코로나 테러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는 뚜렷한 진정세를 보였다. 세계의 모범으로 떠오른 K방역은 성공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신도-‘태극기 모독 부대’ 2만여 명이 광장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 여름 밤의 꿈은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교육부는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8월 25일부터 9월 11일까지를 등교 중단-원격(온라인)수업 기간으로 전환했다. 당초 등교수업 확대를 준비하던 교육 당국의 방향이 완전히 틀어진 것. 이에 따라 등교를 바라던 유치원 원생, 초·중·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일상에서 생활방역을 지키며 슬기롭게 코로나를 이겨내던 우리 가족, 친구, 이웃 등 국민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미래통합당 키즈’로 급부상한 빤쓰 목사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웃으며 통화를 하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도 않고 구급차에 올라탄 전광훈의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다. 전광훈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도 오히려 “대통령이 한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 교회를 제거하려는 것”이라며 반성의 기색조차 없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전광훈이란 작자는 어떻게 이렇게나 뻔뻔하고 낯 두꺼울 수 있는 걸까?

​사태가 이토록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된 데에는 ‘빤쓰 목사’ 전광훈을 팍팍 밀어주고 키워준 미래통합당의 역할이 지대했다. 전광훈은 미래통합당의 편에서 “문재인 정권 타도”를 외쳤고 집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열렬히 호응했다. 전광훈과 미래통합당의 관계를 빼놓고 이번 재확산 사태를 규명할 수 없는 이유다.

​“미래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또 함께한 적도 없습니다. 말이 안 되는 걸 굳이 엮으려고 애쓰시는 게 안쓰러워 보일 뿐입니다.”

​따라서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이 내놓은 위의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무엇보다 전광훈과 미래통합당의 끈끈한 관계-그 증거는 당장 눈에 드러난 것만으로도 수두룩하다.

​애초 광화문 집회는 ‘미래통합당 덕’에 열릴 수 있었다. 민경욱 전 의원이 상임대표로 있는 극우 단체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전광훈을 대신해 법원에 집회 신고를 냈다. 지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태극기 모독 부대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전 의원도 같은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몰상식한 행태, 수준 낮은 극우 발언으로 잘 알려진 이들은 모두 미래통합당 소속 각 지역별(인천 연수구을, 춘천갑) 당협위원장이다.

​아예 미래통합당 현직 의원 홍문표는 집회에 가서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고 ‘인증 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이밖에 광화문 집회에서 전광훈과 접촉해 확진된 주요 극우 인사들도 하나 같이 미래통합당과 가깝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한 “아베 사과” 주옥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부천 소사을 후보였던 “세월호 모독” 차명진은 전광훈 곁에 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들의 공통점은 썩은 음식물로 몰려드는 파리떼 마냥 미래통합당 전 대표 황교안의 ‘단짝’ 전광훈 주변에 모여들었다는 점이다.

​전광훈은 황교안과 함께 하기 전까진 ‘빤쓰 목사’라는 악명 이외에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전광훈은 황교안과 함께 하더니 지난 2019년 한기총 대표가 됐고 “문재인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황교안, 전 원내대표 나경원 등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전광훈이 주도하는 집회를 10여 차례나 찾아서 지지 발언까지 했다.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도 전광훈은 집회에서 “자유 우파는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라며 스스로 미래통합당의 ‘동지’임을 과시했다. 이처럼 전광훈과 미래통합당은 한 몸통이다.

​따라서 “정부가 방역준칙을 허물어놓고 통합당을 엮는 건 유치한 일”이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뺌이야말로 유치하고 어처구니없다. ‘미래통합당 키즈’ 전광훈과 미래통합당이 국민을 괴롭게 하는 환장의 단짝이라는 건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전광훈 지원사격한 검찰-사법부의 적폐들

​사랑제일교회는 광화문 집회 이전부터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대규모 예배를 벌여 확진자가 나왔다. 예배를 밀어붙여 숱한 사람들과 접촉한 전광훈은 1순위 자가격리 대상이었다. 그런 전광훈이 주도하는 집회에 허가를 내준 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 부장판사 박형순이었다. 박형순은 코로나 집단감염 논란을 의식한 듯 판결문에서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가 최근 개최한 집회에서 방역 대책을 마련해 관리해왔고, 일부 일탈 행위자를 제외하고는 방역 조치를 준수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집회의 개최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예상되지만 신고된 집회 시간보다 실제 집회 시간은 4~5시간으로 비교적 짧고, 100여 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에 어려움이 없다.”

​박형순 재판부가 내놓은 해괴한 집회 허가 설명서는 전광훈을 편들려 억지로 쥐어짠 논리일 뿐이다. 앞서 5월, 박형순은 대기업 하청업자 해고 노동자들이 낸 집회 신청을 ‘코로나 확산 우려’를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판사는 결코 신이 아니다. 집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 이미 예견된 상황에서 “소수 인원이 모이니까 괜찮다”라는 건, 코로나 시국이라는 현실을 외면하면서까지 전광훈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형순의 판단은 국민 앞에 엄청난 해악으로 다가왔다.

​사법부의 전광훈 편들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부장판사 허선아는 앞서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측이 낸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라는 조건부 석방이었다지만, 이번 광화문 집회에서 보듯 전광훈은 풀려나자마자 자신의 목적을 위해 활개치고 다녔다. 민의는 아랑곳없이 직권으로 전광훈을 날뛰게 풀어준 재판부의 모습은 적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국민 여론에 따라 한번 구속됐던 전광훈이 ‘극적’으로 풀려나는 데에는 검찰의 지원사격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앞서 지난 3월 전광훈 측의 대표 변호사 이성희는 한 극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구속적부심 신청은) 변호인들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니라 수사 검사들과 충분히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희는 “검사 스스로 (전광훈의) 구속 취소를 하기 어려우니까 법원에 그런 사정을 먼저 논의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서 (구속적부심 신청을) 한 것”이라며 검찰의 전광훈 편들기를 공개했다. 사실이 맞다면 검찰이 전광훈의 석방을 위해 극력 애썼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 또한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대북전단 살포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한 박상학이 법원과 검찰의 수상쩍은 짬짜미로 구속 위기를 모면한 뒤, 이번 집회에서 저열한 공개 발언을 했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이렇듯 사법부와 검찰이 판을 깔아주고 전광훈이 연출한 코로나 테러는 국민 건강 아랑곳 않는 저들만의 ‘놀자 판’이었던 셈이다.

적폐청산이 코로나 완전박멸의 길

​이번 집단감염 사태는 미래통합당과 극우 교회가 씨줄날줄처럼 촘촘히 계획한 적폐난동에 가깝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참가자들의 구체적 정보가 꼼꼼하게 적힌 명단을 보건대 저들의 집회 계획은 철두철미했다. 과연 극우 교회와, 극우 단체, 극우 유튜버 등 온갖 세력들이 하나 되어 득시글했던 집회를 온전히 전광훈 혼자서 열 수 있었을까?

​주진우 기자가 “진짜 문제는 전광훈이 아니에요. 전광훈은 치어리더, 진짜 선수는 따로 있다”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광훈 배후의 한통속 적폐세력을 청산-일망타진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저들이 한통속으로 뭉쳐 국민의 생명방역을 무너뜨린 사태의 본질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광화문 집회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코로나는 감기 같은 것”, “정부가 거짓말 하고 있다”라며 가짜뉴스로 선동하는 온갖 극우세력들이 결합했다는 점이다. 수도권에 모인 각 지역 사랑제일교회 참가자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돌아가면서 우리나라 전역은 ‘누구나 언제 코로나에 감염 되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지대’가 됐다. 방역 당국이 우리나라가 자칫하면 확진자가 수십-수백만 명에 이르는 미국, 유럽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지난 24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이 우리 목전까지 다가왔다”라며 “대유행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사람 간 전파되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가능하다”라고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강조했다.

​정은경 본부장의 말을 빗대자면, 이제 전 국민이 철저한 적폐와의 거리두기 실천에 나설 때다. 돌아보면 지난 신천지 사태 당시, 재확산이 전국으로 번져가는 결정적 국면 때에도 적폐세력은 신천지를 비호하기 바빴다. 미래통합당은 애써 ‘신천지’라는 세 글자를 최대한 언급하지 않으려 애썼고, 검찰은 80%가 넘는 신천지 압수수색 엄정수사 국민여론을 무시하며 신천지 봐주기로 일관했다.

​적폐청산은 우리의 건강-생명 지키기와도 무척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더 이상 사특(요사스럽고 간특하다라는 뜻)한 적폐세력의 반국민-반생명 전선을 적당히 두고 봐서는 안 된다. 적폐세력들의 추악한 난동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지금 이 시점을 코로나-적폐 바이러스 완전박멸의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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