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교원들의 정치활동이 왜 그렇게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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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교원들의 정치활동이 왜 그렇게 두려운가?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0.06.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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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우리헌법 제11조 ①항이다. 또 헌법 제31조 ④항에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적시(摘示)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교사들은 차별받고 중립성이라는 이름으로 교권을 제한 받고 있는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란 의무가 아닌 권리조항이다. 그러나 헌법 제7조 ②항에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규정으로 ‘교사의 정치 자유’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 조항의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은 공무원을 비롯한 교사의 권리가 하위법인 교육기본법’ 제6조 1항‘이 ‘정치인들의 정치행위가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비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 되는가?

김용택(참교육)
김용택(참교육)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지난 4월 23일, 헌법재판소는 현직 교사 9명이 국가공무원법 65조 1항 등이 "정당 설립 및 가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반면 ‘공무원과 초·중등 교원 등은 정당의 발기인이나 당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정당법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교사들은 “정당가입은 안되고, 정치단체 가입은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과 교사는 정치과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불의와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은 ‘불의와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으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밀턴 마이의는 그의 저서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에서 “나치는 독일이라는 특정한 곳, 특정한 시기, 특정한 인물이 아닌 인간 전체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면서 “침묵과 암묵적 동의는 광기의 피바람을 부르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또 다른 히틀러가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권력의 일탈과 타락을 방관하는 것은 범죄’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고 사회를 공부하는 것이 아닌가? 교육이란 중립이 아니라 시비를 가리고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가치관을 길러 주는 일이다. 헌법의 제31조 ④항은 어떤 학자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가치중립적인 교육이란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독일에서는 1976년 바덴-뷔르템베르그의 정치교육의 최소조건을 협약해 정치이데올로기의 갈등을 제거함으로써, 교육을 통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 강제주입 금지, 정치교육에서 정치논쟁을 허락하고 정치행위를 허락한 보이텔스바흐(Beutelsbach)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진보정치가와 보수정치가들이 협약을 체결해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찬반 토의를 하여 상호 다른 입장을 확인하고 그것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협약이다.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인간의 존엄은 육체뿐만 아니라 그 육체에 담긴 정신(가치관)까지 포함하는 의미다. 그런데 각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서야 어떻게 존엄성을 존중한다고 할 수 있는가?

지난 4·15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압승을 한 이유가 더민주당이 잘해서 일까? 해석은 갖가지겠지만 4·15총선의 숨은 공로자는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이 아닐까? 왜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수구세력들이 기를 쓰고 선거연령 하향을 반대 했는지 알만 하지 않은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도 마찬가지다.

대학교수들에게는 헌법이 보장한 정치행위는 무제한 보장하면서 초중등교사는 안 된다? 정치교과목을 가르치면 당연히 민주주의 이념과 원리를 가르쳐야 하고 민주정치의 발전과 정당형태를 가르쳐야 한다. 정치과정의 참여나 선거와 참여, 정당과 여론에 대해 가르치지 못한다면 정치교과목을 교육과정에서 삭제하는게 옳지 않은가?

이미지 출처 : 머니투데이
이미지 출처 : 머니투데이

헌법재판소가 교원의 ‘정당가입과 집단행위를 금지’는 합헌이라니... 정당가입 안되고 정치단체 가인은 허용하겠다니... 교원들의 ‘정당 가입 금지 조항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며 대학 교원과 달리 정당 가입을 막는 것은 합리적 차별이므로 평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밖의 정치 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을 금지한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그 밖의 정치단체라는 불명확한 개념으로 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어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헌재는 왜 이렇게 교원들의 정치활동을 두려워하는가?

헌법의 헌(憲)은 해로울 해(害)+눈 목(目)+마음 심(心)의 합성이다. 해로운 것을 분별하는 마음의 눈을 뜻한다. 법은 그 자체가 눈과 같다는 의미다. 사람이 눈으로 사물을 바로 보듯, 법은 ‘선과 악, 불법과 합법, 비리와 이치, 정의와 부정을 구별하여 판단한다’는 의미다.

죄와 의를 구분하는 것이 곧 법이다. 그런데, 죄를 의라고 하고, 의를 죄라고 한다면 그 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니다. 눈먼 법이 된 것이다. 교육은 시(示)와 비(非)를 가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그런데 교사에게 원론만 가르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칠 수 없도록 침묵하라는 것은 교육의 포기다. 교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서야 어떻게 민주교육이 가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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