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 칼럼] 서민 죽여 코로나19 사태 극복하자는 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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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칼럼] 서민 죽여 코로나19 사태 극복하자는 미래통합당
  • 주권연구소 이형구 연구원
  • 승인 2020.03.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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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미래통합당은 매우 우려스러운 주장과 행보를 하고 있다.

 

​1. 혈세 쓸 생각 마라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은 접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 경제 이야기를 한 건 2월 20일이었다. 이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정부에 코로나19를 빌미로 세금을 쓸 생각하지 말라고 오금을 박았다.

​황교안의 발언이 나오자 국민은 “대구를 버리라는 말이냐”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추경이 시급하다”며 황교안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말이 나왔다. 결국 황교안은 세금을 쓸 생각하지 말라고 발언한 다음날 “필요한 곳에 대한 추경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번복했다.

​애초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피해가 크기 때문에 추경 자체는 불가피했다. 3월 17일, 국회에서 11.7조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이 통과됐는데 미래통합당은 대구·경북 지역에 1조 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래통합당도 추경이 절실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추경이 절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반대한 미래통합당의 심보는 무엇인가?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딴죽을 놓으려 ‘일단’ 반대부터 하는 것으로 보인다.

2. 법인세를 인하하라

​미래통합당은 3월 12일, ‘미래통합당이 해법을 내놓을 테니까 정부가 결단하라’며 구체적인 경제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대책은 무엇일까?

​첫 번째 대책은 바로 법인세 인하이다. 법인세 인하란 법인이 내는 세금을 줄여주자는 것이다. 법인세를 인하하면 물론 법인세를 내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긴 될 것이다.

​그러나 법인세는 소득이 클수록 많이 내기 때문에 국가에 들어오는 총 법인세 중 상당분은 대기업들이 낸다. 즉, 법인세를 인하하면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함박웃음을 짓겠지만 국민에게 돌아가는 건 과자 부스러기인 셈이다.

​세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정부가 지출을 줄이게 된다는 점에선 법인세를 인하하면 국민 대부분은 오히려 피해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 때 법인세를 대폭 인하했었는데, 기업이 법인세 인하됐다고 임금 한 푼 더 준 일이 있었던가.

​대기업의 이윤을 늘려주는 것으로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없다. 오히려 대기업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 만큼 서민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결국, 미래통합당이 법인세 인하를 들고나온 것은 코로나19나 국민의 생계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기업의 이익을 챙겨주려 한 것이다.

3. 주 52시간 노동 예외 업종 확대

​다음으로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경제대책으로 “주 52시간 예외 업종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다. 국민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일하면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진 경제가 회복된다는 말인가?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자영업자들이다.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이나 사람 만남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매출 자체가 낮아졌는데 알바를 더 오랜 시간 일하게 해준다고 해서 어려움이 해소될 리 만무하다.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노동 시간 연장은 그냥 기업들이 노동자를 부려 먹기 좋게 해주는 것일 뿐, 코로나19와는 별 상관없다.

4. 최저임금 인하

​뿐만 아니라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낮추자”라고 제안했다. 최저임금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최저’임금, 가장 낮은 임금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현실에서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사태 대책으로 최저임금 인하를 들고나온 건 무슨 뜻인가?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노동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소리다. 미래통합당의 최저임금 인하 주장은 그야말로 잔인하다. 이게 정말 국민이 바라는 일일까?

​정말 필요한 대책은 무엇인가. 최저임금까지 인하하자는 미래통합당이 절대로 꺼내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임대료’이다.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해소하려면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건물주는 건물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불로소득을 매달 챙겨간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장사가 아무리 안 되어도 임대료는 꼬박꼬박 내야한다. 경제가 어려워도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망하는 일은 잦아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받지 못해 망하는 일은 없다.

​실제 효과로 보나 경제적 여력으로 보나 최저임금을 빼앗기보다는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이지 않을까?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서민이 아니라 건물주 같은 부자들을 대변하기 때문에 임대료 문제를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미래통합당은 건물주가 받는 임대료를 깎느니,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마치며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경제대책이란 평범한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기업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비유하면, 흉년이 나서 백성이 배를 곯는데 관아가 강제노역까지 시키는 꼴이랄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박근혜를 탄핵하고 정권을 교체한 게 참 다행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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