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미래통합당은 매우 우려스러운 주장과 행보를 하고 있다.
1. 혈세 쓸 생각 마라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은 접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 경제 이야기를 한 건 2월 20일이었다. 이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정부에 코로나19를 빌미로 세금을 쓸 생각하지 말라고 오금을 박았다.
황교안의 발언이 나오자 국민은 “대구를 버리라는 말이냐”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추경이 시급하다”며 황교안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말이 나왔다. 결국 황교안은 세금을 쓸 생각하지 말라고 발언한 다음날 “필요한 곳에 대한 추경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번복했다.
애초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피해가 크기 때문에 추경 자체는 불가피했다. 3월 17일, 국회에서 11.7조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이 통과됐는데 미래통합당은 대구·경북 지역에 1조 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래통합당도 추경이 절실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추경이 절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반대한 미래통합당의 심보는 무엇인가?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딴죽을 놓으려 ‘일단’ 반대부터 하는 것으로 보인다.
2. 법인세를 인하하라
미래통합당은 3월 12일, ‘미래통합당이 해법을 내놓을 테니까 정부가 결단하라’며 구체적인 경제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대책은 무엇일까?
첫 번째 대책은 바로 법인세 인하이다. 법인세 인하란 법인이 내는 세금을 줄여주자는 것이다. 법인세를 인하하면 물론 법인세를 내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긴 될 것이다.
그러나 법인세는 소득이 클수록 많이 내기 때문에 국가에 들어오는 총 법인세 중 상당분은 대기업들이 낸다. 즉, 법인세를 인하하면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함박웃음을 짓겠지만 국민에게 돌아가는 건 과자 부스러기인 셈이다.
세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정부가 지출을 줄이게 된다는 점에선 법인세를 인하하면 국민 대부분은 오히려 피해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 때 법인세를 대폭 인하했었는데, 기업이 법인세 인하됐다고 임금 한 푼 더 준 일이 있었던가.
대기업의 이윤을 늘려주는 것으로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없다. 오히려 대기업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 만큼 서민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결국, 미래통합당이 법인세 인하를 들고나온 것은 코로나19나 국민의 생계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기업의 이익을 챙겨주려 한 것이다.
3. 주 52시간 노동 예외 업종 확대
다음으로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경제대책으로 “주 52시간 예외 업종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다. 국민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일하면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진 경제가 회복된다는 말인가?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자영업자들이다.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이나 사람 만남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매출 자체가 낮아졌는데 알바를 더 오랜 시간 일하게 해준다고 해서 어려움이 해소될 리 만무하다.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노동 시간 연장은 그냥 기업들이 노동자를 부려 먹기 좋게 해주는 것일 뿐, 코로나19와는 별 상관없다.
4. 최저임금 인하
뿐만 아니라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낮추자”라고 제안했다. 최저임금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최저’임금, 가장 낮은 임금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현실에서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사태 대책으로 최저임금 인하를 들고나온 건 무슨 뜻인가?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노동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소리다. 미래통합당의 최저임금 인하 주장은 그야말로 잔인하다. 이게 정말 국민이 바라는 일일까?
정말 필요한 대책은 무엇인가. 최저임금까지 인하하자는 미래통합당이 절대로 꺼내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임대료’이다.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해소하려면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건물주는 건물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불로소득을 매달 챙겨간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장사가 아무리 안 되어도 임대료는 꼬박꼬박 내야한다. 경제가 어려워도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망하는 일은 잦아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받지 못해 망하는 일은 없다.
실제 효과로 보나 경제적 여력으로 보나 최저임금을 빼앗기보다는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이지 않을까?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서민이 아니라 건물주 같은 부자들을 대변하기 때문에 임대료 문제를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미래통합당은 건물주가 받는 임대료를 깎느니,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마치며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경제대책이란 평범한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기업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비유하면, 흉년이 나서 백성이 배를 곯는데 관아가 강제노역까지 시키는 꼴이랄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박근혜를 탄핵하고 정권을 교체한 게 참 다행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