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 칼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의 조호이산(調虎離山)
상태바
[이정랑 칼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의 조호이산(調虎離山)
  • 이정랑의 고전탐구
  • 승인 2020.01.06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랑이를 꾀어 산을 떠나게 한다.

“조호이산은 두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호랑이(정치검찰 수뇌부)를 깊은 산속에서 끌어내서 넓은 들판으로 유인한 다음 쏘아 죽인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호랑이를 산 속에서 쫓아낸 다음 그동안 호랑이의 위세를 업고 산 속을 횡행하던 여우같은 것들(개혁반대 부패정치검찰)을 천천히 수습해 버린다는 뜻이다.

이정랑
이정랑(중국고전연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이번(처음)의 검찰인사는 경륜과 지혜 통치철학이 함축된 용인술로써, 국민절대 다수가 갈망하는 검찰개혁의 성공과 국가융성발전이 함께하는 중차대한 원동인(原動因)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조호이산‘을 사람 사는 세상에 비유해 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우선 가장 위험한 인물을 지목하고 그 자를 자신의 기반으로부터 유인해 냄으로써, 일단 반항의 의지를 꺾어놓은 후, 그를 천천히 처치하는 것이다. 혹은 지략으로 적 신변의 인재들을 적으로부터 떠나게 함으로써 먼저 그 자의 세력을 약화시킨 다음, 서서히 무너뜨려 가는 것이다.

“무릇 호랑이가 개를 제압할 수 있음은 그 이빨과 발톱이 강하기 때문이다. 만약 호랑이의 이빨과 발톱을 뽑아버리고 개는 그대로 둔다면, 호랑이가 반대로 개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다.”(‘한비자 韓非子‘).

이는 아주 훌륭한 하나의 예이다.

역사상 이 책략은 주로 권력투쟁에 많이 사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후세로 내려올수록 그 수법이 더욱 신출귀몰해졌다. 어떤 이에게는 권력이 이권쟁탈의 수단일 뿐이며 이익쟁탈이야 말로 권력투쟁의 궁극적인 목적이 된다. 유사 이래로 이익을 도모하지 않으면서 권력투쟁에 나선 바보는 존재하지 않았고, 또한 권력의 비호 없이 오래 가는 이권도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포부를 펼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권력을 손에 넣어야 한다. 권력이 없다면 아무리 대단한 포부와 웅지를 가슴에 품었다. 하더라도 그걸 펼쳐보지 못할 것이다. 또한 뱃속 가득한 지모와 계략이 있더라도 무슨 수로 이를 밖으로 뱉어 놓을 수 있겠는가? 강태공도 권력을 잡은 후 비로소 주(周)나라 건국의 위업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지, 권력이 없을 땐 한낱 소금장수에 불과했었다. 신도(愼到)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필부 요(堯)는 이웃과 더불어 살 만한 사람이 못되었다. 그러나 남쪽으로 가서 왕이 되자 그 명령이 분명한 점을 좋아하여 이를 장려해서 잘 지켜졌다.“

이 세상 사람의 대부분은 이와 같다. 권력이 있으면 닭털도 예리한 화살로 변하는가 하면, 영웅호걸도 실의에 빠지면 보검이 부엌칼로 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이라면 서로가 잡으려고 달려들고, 세상의 모든 일도 먼저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난후 그에 따라 이전투구를 거듭하는 것이다. 마치 너와 나의 관계는 호랑이가 아니면 곧 사냥꾼이라는 식이다.

‘조호이산’은 호랑이를 잡는 계책이다. 그 목적은 곧 상대방의 저항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내 자신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있을 뿐이다.

역사상 ‘조호이산’의 책략을 가장 멋지게 사용한 사람은 아마도 진평(陳平)일 것이다. 그가 유방에게 헌납한 여섯 가지 기책(奇策)은 하나같이 출중한 ‘조호이산’ 술이었다. 그 여섯 가지 책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패왕의 중신 종리매(鐘離昧) 등을 떠나게 하여 초패왕의 힘을 약화시킨다.

둘째, 범증(范增)으로 하여금 초패왕을 버리게 함으로써 그를 고립시킨다.

셋째, 밤에 여인 2천 명을 풀어 놓음으로써 형양에서 포위된 유방을 탈출시킨다.

넷째, 한신(韓信)을 제(齊)왕으로 봉하게 함으로써 그를 이용하여 천하를 얻는다.

다섯째, 유방으로 하여금 거짓으로 운몽(雲夢)을 유람토록 함으로써 한신을 제거한다.

여섯째, 백등(白登)의 포위를 풀음으로써 유방의 목숨을 건진다.

이상 그 수법이 고명함에는 실로 감탄을 금치 못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