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명의 허준의 칼과 돌팔이의 칼
상태바
[이기명 칼럼] 명의 허준의 칼과 돌팔이의 칼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01.04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술 칼은 마구 찌르는 게 아니다

【팩트TV-이기명칼럼】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의는 많았다. 중국에는 ‘신의 화타(神醫華?)’를 말하고 우리는 허준(許浚)을 기억한다. 조선 중기의 의관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은 한의학의 성전과 같다. 이들의 공헌으로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가.

명의는 칼을 아무 곳이나 대지 않는다. 정확하게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이는 비단 의사와 환자에게만이 아니고 사회 전반에 해당된다. 돌팔이를 증오하는 이유다.

 

■ 명의(名醫)가 절실한 시대

나이를 빨리 먹고 싶을 때가 있었다. 머리도 기르고 담배도 피우고 극장도 맘대로 다니고. 고등학교 시절 철없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철이 들기 시작해서는 독재가 숨을 조였다. 사람답게 살자고 얼마나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는가. 정의가 그리웠다.

박정희가 총 맞아 죽고 전두환은 사형, 노태우는 22년형을 (1심에서) 선고받았다. 박근혜가 감옥에 있다. 민주주의가 됐다고 기뻐하는가.

(사진출처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사진출처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 검찰의 명의(名義)는 어디에

치사하다. 생각해 보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조폭 같은 권력이 두려워 마음대로 글도 못 쓰던 시절. 술이나 취해야 겨우 욕 한마디 하던 시절, 그러면서도 언론인이랍시고 목에 힘을 주고 위선을 떨던 버러지 같던 시절. 기레기란 오명을 쓰고도 대범한 척 웃어넘기며 속으로는 가슴을 치든 비통함이 어떠했는가. 지금은 사라졌는가.

치사한 고백이지만 겁이 좀 줄었다. 가자미 눈처럼 주위를 살피던 버릇도 많이 사라졌다. 이유가 어디 있는가. 용감해졌는가. 천만에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늙은이한테 시비 걸어봐야 생길 거 뭐가 있느냐. 이때나 저 때나 얄팍한 지식인의 비겁함. 바로 나의 자화상이다. 어설픈 자책이다.

지금 이 글은 새해 첫 번째 쓰는 칼럼이다. 할 말 다 하고 살자고 결심을 했는데 그게 될는지 모르겠다. 이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옳다고 믿는 말은 숨기지 않고 할 것이다. 앞일 말하는 놈 믿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으니 지금의 결심은 그렇다. 민주주의는 반드시 온다. 믿어도 된다.

평생을 민주당으로 살아왔다. 나는 자랑스러운 노무현 대통령님의 후원회장이었다. 못되어 먹은 한국당 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다 잘하는가. 아니다. 다만 더 나쁜 놈을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에도 사람 같지 않은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 공안(公安)이라는 이름의 돌팔이

막 돼먹은 공안 출신이라고 하면 열 길 스무길 뛰겠지만 지금 시중에 떠도는 얘기는 참혹하다. 조폭 같다는 말도 공공연하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중에서 날고 기는 이름을 대면 대개 출신이 나타난다. 이름을 말하면 다 알 것이다.

조국 전 장관 문제로 이름을 날린 인간들은 부지기수다. 하긴 백 명 가까운 실력파(?)들이 동원됐고 압수수색만 해도 70여 차례. 좌우간 조국이 나긴 난 인물이다. 이번 일로 자식 기르는 부모들은 조심해야 할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절대로 옆에서 가르쳐 주면 안 된다. 뇌물로 둔갑하니 장학금은 절대로 받지 말아야 한다. 표창장은 위조일 가능성이 있으니 표 짜 붙은 것에는 근접을 말아라. 조국에게는 안 됐지만, 이번 곤욕으로 많은 교훈을 남겼다. 사회공헌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통과됐다. 늙은 친구 하나가 이름을 붙였다. ‘동물전쟁법’이란다. 무슨 뜻인지 국회의원,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귀를 막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고 영상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동물처럼 날뛰던데 죽은 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영상을 보니까 모 여성 의원의 엘보 어택(팔꿈치 공격)이 일품이었다.

동물들의 난동을 보는 국민들의 가슴은 어땠을까.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 광경을 보던 친구들의 입에서 나온 욕설을 차마 그대로 옮길 수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욕을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장담할 수 있다.

 

■ 윤석열과 공수처법

도대체 공수처법이 무엇이기에 동물의 자리로 격하되기를 서슴지 않는가. 이유는 모두 알테니 줄이자.

이제 공수처법은 통과됐다. 추미애는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검찰개혁은 약속이다. 잠 못 자는 검찰 간부들 많을 것이다. 사표를 내느냐 마느냐. 햄릿의 독백을 아는가. 유식한 척해본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친구들과 소주잔 기울인다. 이제 공수처법이 시행되면 고위검사들이 모두 사표를 낼 것이라고 했다. 친구의 발언이 있자 ‘턱도 없는 소리 마라. 그 자리가 어떤 자린데 사표를 내느냐. 그냥 죽어지내면 된다. 언제는 자존심 가지고 살았느냐.’ 만만치 않은 반론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빠지면 대화가 안 된다. 사표를 낼 것이라는 주장과 그가 누군데 그만두느냐는 두 파로 갈린다.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명의를 갈망하던 국민들의 소망은 이미 사라졌다. 이제 진짜 허준이나 화타 같은 명의가 나타나야 한다.

 

■순리 앞에는 악마도 무릎을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결사적으로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싸워야 한다면 해야 한다. 그러나 순리를 따라야 한다.

새해 여론조사를 본 한국당 의원들은 맥이 풀렸을 것이다. 굳이 여론조사를 들먹이지 않는다. 왜냐면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도둑도 지은 죄는 안다.

“인사는 검찰총장과 협의하는 게 아니고 의견을 듣는 것이다”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名醫)”

모두가 추미애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국민은 지금 명의를 고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