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2020년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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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2020년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19.12.3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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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 시간 후면 다사다난했던 2019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20년 새해를 맞습니다. 2020년 새해는 지난 한 해, 지치고 힘들었던 모든 일 다 떨쳐버리시고, 언제나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지만 마지막 날에 서면 무언가 아쉽고 부족함 느끼고 하는게 인생사 같습니다.

당신은 새해에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입니까? 돈...? 명예..? 사랑...? 가족의 건강...? 자녀의 취업...? 새해가 되면 사람마다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바라는 소망은 다 똑같지 않을 것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을 금뺏지를 달고 싶어 할 것이고, 병상에 누운 이들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소원일 것입니다. 직장을 얻지 못한 사람은 취업을, 가난한 사람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 나는게 소원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플라톤의 수제자, 알렉산더의 스승, 마케도니아 왕의 주치의의 아들, 니코마코스의 아버지.... 이렇게 운을 떼면 이 사람이 누군지 아시겠지요?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모든 선 가운데 최고선(좋음)’은 하나같이 ‘행복’이라고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 행복이란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요. 어떤 이는 건강을, 어떤 이는 출세를, 어떤 이는 가정의 화목을, 어떤 이는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행복하다는 것, 좋다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모두 같을 수가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내기보다 좋은 것들 사이에서 질서를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권력은 좋은 것입니다. 능력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도 좋은 것입니다.

자식이 잘나고 출세하는 것도 좋은 것이요, 외모가 빼어난 것도 좋은 것이요,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좋은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완전한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이런 외적인 조건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의 스승 플라톤은 행복이란 덕을 통해서 얻어진다는 천상의 세계를 갈구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상에서 행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습니까? 만약 당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그 행복이 어떤 행복인가에 따라 삶의 질은 달라질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주관적인 쾌락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지속적 병행을 통한 자기실현을 행복이라고 보았습니다.

선한 행동을 직접 함으로써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 도덕 강의만 듣는다고 해서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대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행복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요? 감정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삶, 감각의 노예가 되어 사는 이기적인 삶, 그런 삶을 위해 더 많이 벌어 더 많은 재산을 모아 즐기며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헌법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은 모든 국민이 추구하는 질적 행복까지 보장할까요? 최근 한진가(家)의 ‘남매의 난을 보면서 행복은 돈이 많기 때문에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 하고 싶은 일, 쓰고 싶은 돈을 원 없이 쓴다고 행복할까요? 물론 순간적으로는 만족감을 누릴 수는 있어도 그들이 누린 순간적인 만족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후회 없이 만족하는 행복일 수는 없습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자 '욜로(YOLO)'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 뿐이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하고 싶은 것 다하고, 가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다 보면 행복할까요? 내가 없는 나를 사는 사람들.... 자본에, 이데올로기에, 강고에, 유행에... 쫓다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 격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자본이 만들어 놓은 올무에 걸려 나이 들어 불치의 병에 시달리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많습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보장되지 않는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해 모든 오늘을 희생하는 사람들입니다. 내일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오늘의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사는 사람들은 불행합니다.

2020년은 오늘 이 순간의 행복을 느끼며 사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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