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 칼럼] 반객위주(反客爲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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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 칼럼] 반객위주(反客爲主)
  • 이정랑의 고전탐구
  • 승인 2019.11.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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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주인으로 바꾼다.

‘당태종이위공문대’ ‘권중(券中)’를 보면 이러한 대목이 나온다.

이정랑 언론인 (중국고전 연구가)
이정랑 언론인 (중국고전 연구가)

 

신이 주객(主客)의 일을 비교‧검토해 보니, 객이 주로 주가 객으로 변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객위주’의 본뜻은 주인이 손님 대접을 잘못하여 오히려 손님의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다. 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전 깊숙이 들어가 작전하는 것을 ‘객’, 본국에서 방어하는 것을 ‘주’라고 한다.

두목(杜牧.-803~853은 당나라 말기의 시인))은 손자의 공격과 방어에 대한 주장을 해석하여, “아군이 주인이고 적이 손님일 때는 적의 양식을 끊고 퇴로를 지킨다. 만약 입장이 뒤바뀐 경우라면 그 군주를 공격한다.”고 했다. 주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보면, 거기에는 피동을 주동으로 변화시켜 주도권을 쟁취하는 용병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

 

‘36계’ 제30계에 대한 해설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틈을 타서 발을 들이밀고 그 주도권을 틀어쥐어 점차 전진한다. 남에게 부림을 당하는 자는 노예이며, 떠받듦을 받는 자는 주인이다. 발을 내리지 못하면 일시적인 손님이 되지만, 발을 제대로 내리면 오랜 손님이 된다.

손님 역할을 오래 하고도 일을 주도할 수 없는 자는 천박한 손님이다. 따라서 ‘반객위주’의 국면은 첫 단계가 손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고, 둘째 단계는 틈을 타는 것이고, 셋째 단계는 발을 들이미는 것이며, 넷째 단계는 요점을 장악하는 것이요, 마지막 단계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36계’에서 말하는 이 책략의 본뜻은 동맹군을 원조하는 틈을 타서 입지를 단단히 굳힌 다음, 한 걸음 한 걸음 군영을 설치하여 동맹군을 아우르거나 통제하라는 것이다.

‘객’에서 ‘주’로 변하기 위해서는 힘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과정을 거친다. 역량이 모자라고 형세가 불리할 때는 그저 ‘손님 자리’에 있으면서 실력을 확충하며 형세가 변화되기를 기다리거나, 형세를 서서히 변화시키다가 때가 되면 ‘주인 자리’를 탈취한다. 또한 틈을 타서 별안간 맹렬하게 전진해야지 차근차근 전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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